[전문가기고] AI(조류인플루엔자)보다 무서운 A.I(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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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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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리은행 시너지마케팅부장 박봉순

우리은행 시너지마케팅부장 박봉순[사진=우리은행 제공]

지난 겨울부터 무섭게 확산됐던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이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AI의 경우, 역대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국내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정부가 추산한 살처분 보상금 소요액만 현재까지 2300억원을 웃돈다.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조류인플루엔자처럼 현재 전 세계를 술렁이게 만들고 있는 새로운 화두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이다.

인간과 대화하는 음성 인식 기술, 인간 못지않은 판단력을 갖춘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세계 산업계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초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 쇼크'가 의료계를 강타했다.

길병원이 두달 동안 왓슨에게 암 환자 85명의 처방을 물어봤고, 왓슨은 10분 만에 수천개의 환자 유전자 특성과 수십만개의 논문을 분석해 처방을 내렸다. 그리고 암환자들은 의료진과 왓슨의 처방이 엇갈릴 때 대부분 왓슨의 처방을 선택했다. 인공지능이 인간 의사를 넘어선 것이다.

오는 2040~2050년이면 인공지능이 사람 지적 능력의 50% 수준에 도달하고, 2075년에는 9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는 사람이 하던 일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됨을 의미한다.

금융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변화의 물결 속에 금융산업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은 기존 금융산업의 파괴적 혁신을 초래할 것이다. A.I 로봇이 소비자와 상담하고 금융 상품을 개발하며, 자산을 관리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를 통해 금융기관의 오프라인 점포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는 기존 금융 전문가들이 했던 많은 영역을 대체하게 한다. 이미 미래의 일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서 우리은행에서도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월부터 본격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시대가 열린다.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이 공동 진행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자산가에게 한정됐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위비봇(WibeeBot)'도 도입할 예정이다. 위비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채팅 로봇으로, 딥러닝이 적용되어 24시간 동안 1000건을 동시에 상담 처리할 수 있다. 한국어가 가진 언어적 특성을 고려하여 텍스트 기반 상담으로 1차 오픈할 예정이며, 향후 음성상담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물론 이러한 인공지능이 금융의 고유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재무설계, 상속, 부동산, 세금 문제 등을 인공지능이 복합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책임 소재 및 윤리적 문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세금, 법률적 규제 등 일반화되기까지 해결할 문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초기 인터넷이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고 현재의 인터넷 세상을 만든 것처럼, 인공지능이 금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측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전략을 수립한다면 새로운 이머징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1650억 달러(약 192조원)로 전년 대비 2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 A.I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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