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선 청바지가 콘돔보다 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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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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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듀렉스]

 

[사진=듀렉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세계 최대의 콘돔 브랜드인 듀렉스가 특이한 방식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콘돔의 포장과 명칭을 '청바지' 콘셉트로 바꾸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듀렉스 진스(Durex Jeans)라는 이름이 붙은 이 상품은 듀렉스 자회사인 레킷 벤키저의 야심작이다. 청바지를 연상하게 하는 포장에 지퍼가 그려진 이 제품은 콘돔이 두 개 들어 있으며, 가격은 25루피다. 이 같은 포장은 성과 관련된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의 부끄러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제조사 측은 보고 있다.

인도 레킷벤키저는 "듀렉스 진스를 달라고 말하는 것은 쿨하게 보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포장은 성관계와 콘돔을 금기시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고 밝혔다.

보수적인 문화가 팽배한 인도에서는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 콘돔 역시 대화 소재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된다. 때문에 이미 1960년대 피임과 성병 예방 목적으로 인도에 소개됐는데도 콘돔의 판매 역시 저조하다. 

유엔의 자료에 따르면 결혼 등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15~49세 인도 여성 중 성관계를 가지는 상대방이 콘돔을 사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6%에 불과했다. 이는 일본의 46%는 물론, 중국의 8.3%에도 뒤지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에이즈 환자와 감염인 수가 210만명을 넘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국가다. 

타타의 사회과학 연구소의 생그램 키쇼르 파텔은 "인도 사회에서 콘돔은 일종의 오명을 쓰고 있다"면서 “인도에서 콘돔 사용을 장려하는 측면에서 이 같은 마케팅은 좋은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듀렉스 캠페인이 낼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인도 에이즈 예방 및 치료 단체인 ‘삼파다 그라민 마힐라 산스타’의 창립자인 미나 세슈는 “기업들은 판매가 부진할 경우에 같은 제품을 다른 식으로 포장해 내놓기는 한다"면서 “그러나 콘돔을 ‘청바지’라고 부른다고 해서 콘돔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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