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도 7.2조 빌려 주식 산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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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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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불안하게 등락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우리 증시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규모가 7조2000억원에 맞먹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공여 잔고는 23일 기준 3조2443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1월 2일) 잔고인 2조9441억원 대비 3000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코스닥 신용공여액 3조9517억원을 합친 총 신용공여액은 7조1960억원에 달한다.

신용거래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으로 이용자의 대부분은 개인투자자들이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신용공여 증가세를 보인 반면 코스닥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코스닥이 부진하자 코스피로 투자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 우량주들의 신용잔고 증가가 이를 방증한다. 24일 기준 삼성전자의 잔고는 623억원으로 연초 336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가 하락한 22일부터 24일까지 신용잔고는 일평균 10억원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실적주로 주목 받고 있는 SK하이닉스도 477억원에서 1121억원으로 135% 늘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현대모비스도 45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증가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던 아모레퍼시픽의 신용잔고는 연초 12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불어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 증가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라며 "코스닥 시장이 주춤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 환경이 불안해진 만큼 신용잔고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의 표결이 철회됐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본격화되는 등 부담스러운 대외변수가 많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단기 급등했고, 대외 불확실성도 커져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 중반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신용잔고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공여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윌비스로 9.76%에 달한다.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 공약 테마주다. 또 우리들제약(7.24%), 우성사료(5.36%) 등도 문재인 후보 테마주로 엮여 있는 종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종목들 중 정치테마주가 많다"면서 "이슈 소멸 등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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