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1073일 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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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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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1073일. 2014년 4월 16일 온 국민의 가슴을 찢었던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선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데 걸린 시간이다.

23일 새벽 4시. 3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녹이 심하게 슬고, 여기저기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9명의 미수습자 가족은 물론 국민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제야말로 세월호 인양이 온전히 마무리돼 가족이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컸다.

그러나 이제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향후 인양 일정도 만만치 않다. 또 목포신항에 거치돼도 미수습자 수색 작업, 사고원인 규명 등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14일 반잠수식 선박 거치→목포신항 이동 등 과제

인양일정의 첫 단추는 13m 부양이었다. 23일 부양에 성공한 길이 145m에 높이 24m, 폭 22m인 세월호는 24일 옆으로 눕혀진 상태에서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다.

반잠수식 선박의 잠수 수심은 13m로 수면 아래로 13m까지 가라앉히거나 올릴 수 있다. 선미에 부력체가 있어 배를 '올렸다, 내렸다' 조정할 수 있다.

'재킹 바지선'에서 의해 그대로 이끌려온 세월호는 눕혀진 상태인 만큼 높이가 24m가 아닌 22m가 된다. 13m까지 올리면 9m가량은 물에 잠기게 되는 만큼 싣게 될 자항선과 최소 4m의 여유 공간이 생긴다. 물에 드러난 세월호 높이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인양 유도와 작업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큰 고비를 맞는다. '재킹 바지선'에 세월호를 단단히 묶는 작업이 진행된 후 바지선과 함께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하는데,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얹고 들어올리는 작업이 전체 인양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두 척의 바지선과 세월호, 그리고 반잠수식 선박이 정확히 균형을 맞춰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세월호 선체는 목포신항으로 이동,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고박을 해체하고 육상에 하역한다.

이 작업도 쉽지 않다. 세월호 선체가 부식되거나 붕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내부에 쌓인 퇴적물과 각종 부유물을 제거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수습자 수색, 침몰 원인 규명 등 '산 넘어 산'

인양과정이 끝난 후에도 가장 중요한 작업인 미수습자 수색이 기다린다. 특히 정부와 일부 유족과 미수습자 수색 방식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우려스럽다.

애초 정부는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 부분을 일부 잘라내 똑바로 세워 수색작업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일부 유족들은 객실을 분리할 경우,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현재 객실을 완전히 분리하거나 부분적으로 떼어내는 방안, 선체 일부를 절단하거나 선택적으로 구멍을 뚫어 작업자의 진입로를 확보하는 방안, 선체 창문 쪽으로 비계(건축공사 때에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를 만들어 접근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혀 선미부터 침몰하는 바람에 선미 객실부가 찌그러져 1~2m 압축된 상태"라며 "선체 절단 방안 등은 수색을 위해 물리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그간의 조사를 토대로 미수습자들이 있을 만한 장소를 추정했다. 윤 차관은 "단원고 학생 허다윤, 조은화양 등 미수습자 위치는 목격자 증언 등으로 추적해 놓은 상태"라며 "다윤·은화양은 아무래도 선미 객실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색 준비가 끝나면 미수습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부터 바로 들어갈 방침이다.

침몰 현장에 대한 수색작업도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세월호가 침몰한 현장에는 250X150m 크기의 펜스가 설치된 상태다. 세월호가 안전하게 인양돼 이동하면 잠수부들이 투입돼 펜스내 구역을 샅샅이 수색한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작업도 본격화된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은 과적과 급격한 방향 선회가 원인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지난해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에 제주 해군기지로 가던 철근 270여t이 실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또 세월호에 있던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적사항 파일이 발견되면서 의혹이 커진 이른바 '국정원 개입설'과 잠수한 충돌 등 외부 충격설까지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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