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강력한 '빌런' 한석규…'프리즌'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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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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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즌'의 스틸컷 속 익호 역을 맡은 한석규(왼쪽)와 유건 역의 김래원[사진=(주)쇼박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낮과 밤이 다른 어느 교도소. 캄캄한 밤, 교도소의 문이 열리면 큰 판이 벌어진다. 죄수들은 밖으로 나와 완전범죄를 만들어내고 흔적도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또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판을 만드는 것은 교도소의 실세 익호(한석규 분). 그는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하며 교도관들까지 발밑에 둔다. 엄격한 규칙과 서열이 존재하는 기묘한 교도소에 보다 더 기묘한 남자가 나타난다. 한때 검거율 100%를 자랑했던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 분)이다. 그는 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 등의 죄목으로 교도소에 입소하고 특유의 넉살과 다혈질적 성격으로 익호의 눈에 든다. 익호는 유건을 앞세워 또 다른 판을 계획하고, 점차 야욕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배급 ㈜쇼박스)은 ‘목포는 항구다’부터, ‘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꾼으로 활약한 나현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프리즌’은 나현 감독이 자신한 것처럼 신선한 소재와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지배하는 강력한 악인과 구성원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교도소라는 공간, 이야기를 끌어가는 상상력은 장르 영화로서 충실한 재미를 안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 신선한 소재를 식상하게 풀어내고 결론지었다는 점이다. 과감한 설정에 비해 반전은 다소 안전하고, 강력한 ‘한 방’ 역시 무맥하다.

너무도 강력한 빌런(Villain) 역시 ‘프리즌’이 가진 딜레마다. 악역에 비해 선한 역들은 기능적 역할만 해내고, 힘이 달려 강한 인상도 남기지 못했다. 익호 역의 한석규가 영화를 장악한 만큼 그 외 인물들은 다소 희미한 인상을 남기며 진부하고 식상한 캐릭터로 전락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믿고 볼만 하다. 익호 역의 한석규와 유건 역의 김래원의 연기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한석규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묵직함을, 김래원은 영화 ‘해바라기’를 떠올리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23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25분,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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