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완연한 봄이다. 화사한 햇살, 살랑이는 바람을 벗 삼아 경기 안산시에 속하는 작은 섬이자 야생화 천국인 풍도(豊島)를 찾았다.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뱃길로 한 시간(24km거리) 반가량 달리니 풍도가 눈에 들어온다.
본디 충청남도 당진 땅이었던 이곳 풍도는 1994년에 안산으로 편입됐다.
한때는 포구에 어선들이 빼곡하고 1000여명의 주민이 모여 시끌벅쩍 활기가 넘쳤던 섬이지만 도시를 갈망하던 주민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강아지의 짖음으로 바뀌어 갔다. 학교도 전교생 두 명, 선생님 한 명뿐인 분교가 됐다.
한가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만 청일전쟁의 첫 전투인 풍도해전에서 승리한 일본이 풍요롭다는 뜻을 담아 풍도(豊島)로 불렀다는 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시작되기 직전 유엔군이 길목에 있던 풍도에 들러 태극기를 꽂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등 이곳은 가슴 시린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재잘거리는 새소리와 잔잔하게 밀려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야생화 찾기에 나섰다.
고운 자태의 야생화 군락지에 자생하는 식물 종류만 600여종에 이르는 풍도는 싱그러운 봄기운이 가득 내려앉아 있었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혹시 야생화를 밟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운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야생화 찾기를 멈출 순 없었다.
야생화의 생생함을 사진 한 컷에 담아내기 위해 바닥과 일심동체가 되어 바짝 엎드린 이, 자체 제작한 삼각대를 뽐내며 멋들어진 야생화의 참모습을 촬영하는 이 등 야생화의 고운 모습을 한 컷이라도 더 담기 위해 애쓴 이들과 몇 시간 동안 이곳에 머문 후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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