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주장자들' 김광보 연출 “권력자들이 말하는 희망, 바람직한 희망인지 묻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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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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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왕위 주장자들' 13세기 노르웨이 왕권 다툼 다뤄

  • 인물 간 권력 욕망과 심리 상태 묘사에 집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연극 ‘왕위주장자들’은 절망의 시대를 지나서 희망을 제시하고자 하는 작품입니다. 권력자들이 말하는 희망이란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람직한 희망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연극 ‘왕위주장자들’의 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53)은 이번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권력자들의 치열한 암투를 그린 연극 ‘왕위주장자들’이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과 세종M씨어터 재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극단이 올해 시즌 첫 번째로 올리는 공연으로 노르웨이 국민 작가이자 근대극의 아버지로 평가 받는 헨리크 입센의 5막 대작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오는 31일 개막하는 것을 두고 의도된 기획이 아니냐는 시선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광보 연출은 “20주년 작품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취임 당시 밝혔던 3개년 계획에 이 공연이 있었던 게 떠올랐다. 대선과 맞물려 의도적으로 했다기보다 우연의 일치다”라고 해명했다.

공연은 13세기 노르웨이 스베레 왕 서거 후 벌어지는 왕권 다툼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의 소명을 확실히 인식하고 자신감을 표출하는 호콘 왕과 스베레 왕 서거 후 6년간의 섭정으로 왕국을 자신의 것으로 믿는 스쿨레 백작 사이의 갈등이 주요 관람 포인트다.

김광보 연출은 “호콘 왕은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설계해 나가지만 마지막에는 자신을 신이라고 믿게 된다. 그런 인물이 과연 일반 민중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졌다. 이런 측면에서 그가 제시하는 희망이 바람직한 희망인지 생각하게끔 한다”고 말했다.

권력 암투의 역사적 맥락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의 인간적 심리의 변화와 방황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정교한 심리묘사와 인간에 대한 통찰로 현대적인 작품의 정수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광보 연출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현재 우리 시대와 잘 맞아떨어지나 싶었다. 세 주인공의 심리적 상태도 매력적이라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쿨레 백작 역으로는 배우 유성주가 열연하며, 호콘 왕과 스쿨레 백작 사이를 오가며 둘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니콜라스 주교엔 베테랑 배우 유연수가, 권력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호콘 왕엔 김주헌이 캐스팅됐다. 이외에 이창직, 강신구, 최나라, 이지연 등 서울시극단 정단원들과 연수단원, 김현, 문호진 등 실력파 배우 총 23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3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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