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기 어려운 평화집회로 이룬 '대통령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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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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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해 여름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ㆍ학사 특혜에 대한 학생들의 시위가 시작됐다. 그해 10월 말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계기로 시작된 1600만 촛불집회는 마침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자신의 권력을 최순실에게 맡기고 함께 했다는 것을 주요 근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수준 이하의  자연인인 최순실은 직접 공무원을 추천해 자리에 앉힐 뿐 아니라 국가의 돈을 개인재단으로 돌리고 국가 기밀문서가 최순실의 귀와 손을 거쳐 결정됐다. 이와 같은 '비밀엄수 의무 위배' 행위는 위헌ㆍ위법 행위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이며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는 파면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저에 가는 순간에도 "소명 마무리 못해 죄송하다. 성원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될 것이다"라며 사실상 탄핵 불복종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사건이 있기 전까지 21세기를 사는 국민으로서 나는 ‘집회’, ‘시위’, ‘농성’, ‘민주화 운동’ 등은 1970년대 독재정권 시대에 관해 서술하는 역사 책에서만 볼 수 있었고 또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두 20여 차례, 1600만 명 넘게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집회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민주주의 수호 정신'이 매우 높음을 전 세계에 확인시켰다. 1600만명이 넘게 촛불집회에 참여했지만 어떤 폭력 사태도 없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흥분한 시민들이 경찰차에 올라 폭력 행위를 할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나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비폭력"을 외치며 스스로 자제시켰다. 경찰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촛불집회 시민들을 자극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고 "나라를 걱정하는 여러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4ㆍ19 혁명 당시 계엄군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사실상 시위대들을 지지한 것과 비슷했다. 이런 촛불집회를 전 세계 외신들은 극찬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촛불집회 현장은 필수 코스가 됐다.

 이렇게 성숙한 평화집회로 부패하고 부도덕한 정권을 무너뜨린 사례는 다른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같은 경우에도 폭력 시위 등으로 그 지역이 여행금지 구역이 되기 일쑤다.

 곧 대선이다.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지만 새 정부는 이런 촛불집회의 대의를 훼손하거나 깍아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유진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편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시영 대표(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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