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주총 망치는 악성루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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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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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흑색선전이 넘치는 대통령 선거판 같은 주주총회는 곤란합니다."

한 상장사 고위임원이 정색했다. 주총을 앞두고 악성 루머가 활개치고 있어서다. 효성은 코스피 상장사인 카프로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 증시에서 효성을 욕하는 소문이 무성하다. 효성은 카프로 대주주다. 카프로 박승언 대표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임기를 연장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 효성은 연임을 반대한다. 누적적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반면 카프로 노조 측은 연임에 찬성하고 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박승언 대표와 임직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성명도 냈다. 대표를 바꾸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주총이 다가오면서 갈등은 회사 밖으로 번지고 있다. 한 포털 게시판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자 효성이 지분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는 글이 날마다 올라오고 있다. 이른바 먹튀라는 얘기다. 게다가 회사 형편이 나아지자 경영권을 빼앗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볼 수 있다.

카프로 주가는 2016년 1월 3000원을 밑돌다가 같은해 8월 5000원을 넘어섰다. 효성은 8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총 330만주를 매도했다. 현금화한 돈은 195억원에 달한다. 이런 과정에서 지분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효성은 억울해 한다. "당시 경영 여건상 지분을 매도했을 뿐이다. 마치 잇속만 챙긴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을 찍고 있다. 오히려 효성은 카프로를 정상화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보다 높은 값에 물건을 구입하며 노력을 다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대주주와 경영진 간 갈등은 이로울 게 없다. 카프로는 2016년 1~3분기 매출 가운데 약 43%를 대주주인 효성으로부터 올렸다. 2대주주인 코오롱도 매출에서 12% 이상을 차지했다.

만약 효성이 카프로 지분을 모두 팔고, 매입처도 저가제품을 만드는 중국업체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는 곧장 존립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회사 임직원은 물론 소액주주도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기업가치가 커져야 주가는 오른다. 대주주든 경영진이든 주총에서 성과로 평가돼야 한다. 악성 루머가 정상적인 주총을 망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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