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국내 의료자동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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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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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현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 상무]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이용한 암치료가 가천대 길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시행됐다.

왓슨에게 기계적인 처방을 넘어 암 환자의 체력 및 경제력 등의 개별상황에 맞는 처방까지 기대하는 건 시기상조지만 국내 의료현장에도 ‘알파고 쇼크’로 세간에 각인된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및 임상의료기술을 접목한 첨단 의료자동화기기의 개발 및 상품화 추진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세계 의료자동화 시장은 연 9.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8년에는 670억불까지 시장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의료서비스와 제조기술을 융합한 첨단 의료자동화 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의료로봇과 의료서비스가 결합된 한국형 의료패키지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미래성장동력 플래그십 국책사업을 통해 의료로봇 등 의료자동화 장비의 수출형 모델 개발과 국내 거점병원 및 요양기관 보급, 실증을 통한 트랙레코드 확보 등을 지원하며 국내 의료자동화산업의 생태계 조성과 수출형 의료패키지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사업에 참여해 식약처의 의료기기 판매허가를 획득한 보행재활로봇(MORNING WALKTM), 환자이동보조로봇(캐리봇), 바늘가이드형 중재시술로봇(로빈) 등 3기종의 의료로봇을 서울아산병원, 울산대학교병원을 비롯한 국내 7개 의료기관에 보급하고 실증을 통해 트렉레코드를 확보하는 중이다.

이중 보행재활로봇은 빠르고 편리하게 장비를 착용할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높은 보행훈련 만족도를 얻고 있으며, 해외수출을 위한 CE인증을 획득했으며, 국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관련기관과 수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보행재활로봇과 같이 5년여의 오랜 기간과 막대한 개발투자를 통해 식약처의 의료기기 인허가 평가기준을 통과해 판매허가를 받았거나, 판매허가 후 임상연구를 통해 의료현장에서의 엄격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의료기기들조차도 건강보험 수가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실질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의료기기의 인허가 및 건강보험 수가화를 위한 평가제도의 엄중성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엄격한 판매허가의 장벽을 넘었으나 또 다른 관문인 건강보험수가를 지정받지 못해 시장에 내놓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의료기기 제품의 경우,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의료자동화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수가 지정 및 공공 의료기관에의 보급 지원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 함께, 시장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의료기기 아이템의 발굴, 개발, 평가, 인허가 및 판매단계를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안정적 의료자동화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국내 의료자동화산업은 비록 힘든 태동기를 지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기 시작한 인공지능 기술과 우수한 국내 첨단 의료자동화 및 임상기술을 접목한다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다.

의료자동화시장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였으나 각종 제도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자동화산업 관련자들에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절실하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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