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촛불집회...주권자의 명령이다, 헌재는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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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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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촛불집회가 3월 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27일 열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일에 박 대통령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대리인단이 대신 읽은 최후 진술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정했다.

15분간에 걸쳐 읽었다는 그 '변명'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누구든지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의 5가지 말에 대해서는 선듯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인정하고 있어 인용하고 그 뜻을 풀이해본다. 

박 대통령은 "20여 년간 정치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 국민행복, 문화융성, 통일기반 조성 등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국민 믿음을 배신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과 신념 때문에 국정 과제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면서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행해왔다"고 했다. 

연루라는 말의 어원을 박 대통령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연루(連累)는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을 말한다고 나온다. 최순실이 저지른 각종 범죄 혐의는 이미 검찰과 특검 등을 통해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재판과정에서도 여러 증인의 입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정작 자신은 연루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말은 최순실씨가 남이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전경련 주도로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수석으로부터 보고받았을 때 저는 고마움을 느꼈고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그 선의가 제가 믿었던 사람으로 인해 왜곡되고 검찰과 특검에 소환되어 장시간 기업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고,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 공여자로 구속까지 되는 걸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여기서 '수석'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말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인하며 수석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을 보면 안 전 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겼다. 그 부분이 그의 업무수첩에 고스란히 기재돼 있다. 지시와 보고를 혼동하는 화법이 동원된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7일 야권과 촛불민심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특검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다. 많은 분석이 나오지만 지배적인 것은 '주군', 즉 박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봉건시대로 이야기하자면 신하들은 주군을 보호하려 목숨을 내놓으며 발버둥치는데 주군은 신하를 보호하기는 커녕 사지로 내몰고 있다. 이것이 과연 신의인가? 앞서 박 대통령은 '국민 믿음을 배신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는데, 정작 자신을 위해 일했던 수석비서관 마저 배신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순실이 저에게 소개했던 케이디코퍼레이션도 이런 차원에서 활로를 알아봐 주라고 관련 수석에게 말했던 것이며"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동안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최순실에 대한 무슨 방어논리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 말, '최순실의 소개'라는 말 속에 많은 것이 담겨있다. 즉 박 대통령은 최순실이 소개하면 어떤 일이든지 했다는 말을 이런 식으로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숨길 수 없는 신의가 느껴진다. 경제수석을 내팽겨친 것과 달리 최순실은 끝까지 같이 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의혹들로 점철된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은 "다만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구조작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만 된다고 판단해 구조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다"고 간단하게 넘어갔다. 전문가가 아니라서는 말로. 박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염치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잘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저의 불찰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제게 주어진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은 없다.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고 배려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과정 절차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게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는다. 

이 말은, '자신은 죄가 없지만 국민들이 분노하니 그 부분은 미안하다. 그러나 탄핵절차는 정당성을 잃은 만큼 자신에 대한 탄핵은 맞지 않다'는 것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염치의 정의를 되묻게 된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변명'에 대한 국민의 대답은 분명하다. "절차는 끝났다. 주권자의 명령이다, 헌재는 탄핵하라!"

이 말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퇴진행동이 어제 발표한 성명의 제목이다. 이 한 마디로 박 대통령의 '변명'은 거품처럼 공기중으로 사라져버린다. 

퇴진행동은 선언했다.

"과거 이승만은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저항에 나선 학생들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은 채 하야와 동시에 도주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박근혜가 어떤 꼼수를 부리더라도 헌재는 올곧게 파면을 결정해야 하며, 박근혜와 그 공범들이 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은 넉 달이나 기다렸다. 3월 1일, 범죄자들의 진실은폐에 맞서 우리는 다시 광장에 모인다. 절차는 끝났다. 주권자의 명령이다. 박근혜를 탄핵하라."

'박근혜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를 주제로 한 18차 촛불집회는 3월 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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