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찢어진 다리로 ‘3관왕’…‘나쁜손’ 이겨낸 심석희..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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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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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을 벌인 이승훈의 금빛 질주.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이 찢어진 다리로 힘찬 금빛 질주를 펼쳤다. 부상 투혼의 결과는 3관왕.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승훈의 기적 같은 질주였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팀 추월 경기 도중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를 베이는 부상을 입었다. 무려 8바늘을 꿰맸다. 주변에서는 부상 악화를 이유로 아시안게임 출전을 말렸다. 하지만 이승훈은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픈 다리를 잡고 대회 출전을 감행했다.

부상 투혼을 벌인 이승훈은 놀라운 질주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승훈은 22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데 이어 남자 팀 추월에서도 3분44초32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독보적이었다. 10000m에서는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4400m부터 속력을 올려 남은 모든 랩타임을 31초대에 끊는 뒷심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 성적보다 약 7초를 단축시킨 기록이다.

이승훈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어 열린 팀 추월에서도 맏형 역할을 해냈다. 이승훈은 주형준(동두천시청), 김민석(평촌고)과 함께 레이스를 펼쳐 3분44초32의 기록으로 일본을 1초61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3바퀴째부터 속력을 낸 한국은 마지막 바퀴에서 이승훈이 선두로 후배들을 이끌고 막판 스퍼트를 해 여유 있게 일본을 제쳤다.

이로써 5000m, 10000m, 팀 추월에서 대회 3관왕을 차지한 이승훈은 23일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대회 4관왕에 도전한다.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20·한국체대)도 전날 실격의 아픔을 딛고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빛 질주를 펼치며 최민정(19·성남시청)과 함께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심석희는 이날 마코마나이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1분30초376의 기록으로 최민정(성남시청·1분30초451)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심석희는 경기 초반 최민정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펼치다 3바퀴를 남겨두고 인사이드를 파고들어 1위로 올라선 뒤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지난 20일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전날 500m 결승에서 결승선 통과 직전 중국 판커신이 왼손을 뻗어 심석희의 오른발을 잡는 일명 ‘나쁜 손’ 비매너 플레이 탓에 실격을 당했다. 하지만 심석희는 하루 만에 아쉬움을 씻어내며 금메달을 따내 실력을 다시 입증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이어 벌어진 3000m 계주 결승에서 노도희(한체대), 김지우(화정고)와 함께 나서 4분10초51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추가했다. 특히 판커신이 출전한 중국(4분10초980)을 따돌리고 얻은 금메달이었기 때문에 더 값졌다. 최민정도 1500m에 이어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여자 선수가 나란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종목에서 2관왕에 오른 것은 2003년 아오모리 대회에서 최은경(1500m·계주) 이후 14년 만이다.

서이라(25·화성시청)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4초097의 기록으로 신다운(1분24초119)과 이정수(1분24초169)를 제치고 대회 첫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금메달 3개를 추가한 한국은 쇼트트랙 종목에 걸린 총 8개 금메달 가운데 5개를 쓸어 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보름(24·강원도청)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0m에서 7분12초58의 기록으로 일본 장거리 강자 타바타 마키를 크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름은 23일 주 종목인 매스스타드에 출전해 2관왕을 노린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2개·은메달 11개·동메달 7개로 일본을 따돌리고 종합 1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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