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문재인 대세론과 안희정 필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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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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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계완 정치평론가]


‘까똑!’
스마트 폰으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미처 안희정에 대해 몰랐던 사실’이라는 안티 안희정 글이었다. 그의 과거 행적이 정리되어 있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승용차 교체, 기업체 간부·군 고위급 인사 접촉으로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의 경고를 받음. 불법대선자금 47억 원 받아 1억6천만 원 사적 용도로 사용. 부산지역 건설회사로부터 향토장학금 명목으로 2억 원 수령. 1년 만기 출소 후 상품권 5천만 원 수수’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지만 이런 안 지사를 보수진영이 조직적으로 밀고 있다는 카톡이 이어진다. ‘박사모의 선거인단등록 독려. 새누리·바른정당의 지원 움직임. 전 보수진영의 참여. 안 지사의 대연정 주장에 따른 수구·보수·중도 정당의 표 집중. 반대 정당의 공격에 의한 민주당 경선의 괴사 위험’

카톡의 마지막은 안희정 지사와 박근혜 대통령이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자막과 화면 캡처가 뜬다.
“제가 지금 그래서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안희정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그래서 대통령 되려는 거 아니에요. 지금” <박근혜-문재인 2012년 대선후보 3차토론>

이런 모습에 한 네티즌이 쓴 소리를 뱉고, 글은 대강 마무리된다. “안희정, 코미디에서도 이만큼 웃길 수 없다. 넌 일단 더민주에서 탈당이나 해라.”

물론 문 전 대표 지지자의 눈으로 보면 안 지사는 이중적이다. 그는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김신이 아니라 여느 정치인처럼 돈 받아먹었고, 이권 챙기며 심지어 청산의 대상인 보수세력과 연정까지 할 사람이다. 그들은 안희정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려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루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이런 호소는 안 지사의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역선택 문제를 지적할수록 안 지사의 상승세는 바람 탄 연처럼 훨훨 날고 있다. 지지율 20% 돌파가 이를 증명한다. 2012년 108만여 명이 참여했던 민주당 국민경선이 이번에는 130만을 넘어 200만에 이르고, 250만 명까지 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흥행은 대세론에 갇힌 문 캠프를 신예 안희정 캠프가 막판에 역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 지사의 약점을 드러내 생뚱맞게 공격하는 것은 대세론 후보의 선거 전술로는 수준 이하다. 안 지사에게 유리한 역선택이라는 말도 논리 비약이다. 본선을 생각해서 예선에 역선택을 한다면 문-안 중 누구를 돕는 것이 반대정당에 유리할까? 비민주당 단일후보로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 반대정당은 안희정 지사보다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고 싶을 것이다. 안희정 필승론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다.

따라서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안희정 때리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왜 문재인 지지율이 멈춰 서 있는지 진단과 처방이 더 필요하다. 관성에 젖어있을수록 안희정 돌풍은 잠시 왔다가는 돌개바람으로 보일 것이고, 그에게 환호하는 유권자는 안 지사의 과거를 모르는 무지한 국민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역설적이지만 안희정의 바람은 문재인의 폐쇄적 대세론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정권교체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문재인 ‘혹패론’에 대한 반영이기도 하다. 안희정의 과거를 덮어주자는 관용의 민심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이후에는 더 이상의 갈등과 혼란을 지속하면 안 된다는 국민 염원이 담겨있다.

아직 시간은 누구 편인지 알 수 없다. 굳게 닫힌 문을 깨뜨리지 않는 문재인의 대세론은 허상이다. 감추고 싶은 과거의 숙명을 정직하게 넘어서지 않으면 안희정의 필승론도 없다. 자신을 먼저 이겨야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국민은 서서히 답을 찾아가고 있다.

[전계완 대한민국지식중심 대표/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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