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포승줄 묶인 ‘이재용 부회장’···한국 재계의 위기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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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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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재용 구속’ 재판 신속 처리하라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국가적인 비극이다. 한국 경제에 엄청난 파장이 몰려올 것이다."

구속 직후인 18~19일 이틀 연속으로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나타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바라본 재계 관계자는 이같이 푸념했다.

자산 350조원 규모의 국내 1위 그룹 삼성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의 구속 수감이 향후 재계와 한국경제에 줄 충격과 파장은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한국에서 ‘1위’라는 자리는 2위, 3위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막강한 상징성을 갖는다”면서 “특검이 표적수사라는 비판을 받아가면서까지 이 부회장의 구속에 열을 올린 것은 정경유착의 주범이라고 낙인찍힌 재계를 향해 권력의 공포감을 심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93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총수가 구속된 삼성그룹은 좀처럼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사장단 인사나 조직 개편, 투자, 채용 등이 모두 무기한 연기됐다. 이 부회장이 주도해온 인수·합병(M&A)과 사업 구조개편 등 5~10년 후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 추진도 사실상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락실장(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주축으로 사장단회의의 권한을 강화하고 폐쇄 예정이던 미전실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삼성이 한시적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체제의 이같은 전환은 시기상조일 수밖에 없다. 특히 그룹 2인자인 최 실장과 함께 장충기 실차장(사장)도 피의자 신분이라 경영 전면에 나설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관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 한국경제와 재계 안팎에 불어닥칠 삼성발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을 통해 삼성은 법원으로부터 이 부회장에 대한 완벽한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도 “만약 이와다른 판결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되도록 이른 시간내 이뤄져 경제와 재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를 구속한 지 10일 이내(연장 땐 20일 이내)에 기소해야 한다.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의 1차 기소 시한은 오는 26일까지다. 따라서 특검은 늦어도 이번 주말 이전에는 이 부회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을 심리할 재판부가 배당되면 매주 2~4회 정도 공판이 열리게 된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이 공소 제기한 사건의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진행하도록 돼 있다. 1심 선고는 공소일로부터 3개월 이내(5월중)에, 2심과 3심은 전심의 판결선고일로부터 각각 2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이런 수순이라면 9월 중에는 모든 재판이 마무리 된다.

하지만 이 기간에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선고와 그에 따른 조기 대통령 선거 등이 예정돼 있어 재판 기일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삼성의 경영공백 상태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종전의 입장 밖에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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