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사드 보복 철회해라" VS 왕이"보복조치, 정부는 관여 않는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2-20 00: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한중 외교장관, 사드 배치 입장차 재확인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한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 장관 모두 침묵을 지켰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이날 뮌헨 매리어트 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약 45분 동안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침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배치를 서두르지 말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방어조치'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보여준 일"이라고 강조했다.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한중 외교장관. [사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윤 장관은 특히 "최근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분야는 물론 예술 분야까지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나오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중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윤 장관은 또 "중국이 사드 관련 보복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 최근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보호주의 반대 기조와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사실상 사드 관련 보복조치의 철회를 고위급에서 공식 요구한 것이다.

왕이 부장은 이에 대해 "사드 관련 보복성 조치에 중국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관련 사항들은 중국민의 정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중국 상무부가 18일 발표한 북한산 석탄 수입 중지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한중 외무장관회담은 전반적으로 최근 사드를 둘러싼 양국 관계의 갈등을 보여주듯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서로 눈도 맞추지 않고 웃음기도 없는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장면만 공개한 채, 언론의 회담장 입장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윤 장관은 "도전 과제가 있지만 양국관계 발전은 역사적 대세라는 공통 인식하에 극복하자"고 말했고 왕 부장은 "양국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자는 중국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서도 간략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식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