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D-4, 빅3 생보사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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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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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의 운명을 쥔 자살보험금 징계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보험업계는 제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상황별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삼성·한화·교보 빅 3생보사에 대한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 징계 수위를 내부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빅 3생보사는 금감원 제재에 앞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다 했으니 징계가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막판 변수가 많은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하고 있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자살보험금 논란은 지난해 보험업계를 뒤흔들었다. 생명보험사들은 2001년부터 보험가입 2년이 지나면 자살해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재해사망특약을 판매했다가 이후 ‘자살은 재해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대법원도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소멸시효에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생명 등 11개사는 소멸시효에 상관없이 보험금 지급을 완료했고, 빅3 생보사는 거부했다. 이들이 지급을 유보한 자살보험금 규모는 3600억원이 넘는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말에 빅3보사가 기초서류(약관) 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며 영업 일부 정지, 인허가 취소, 해임권고 등 중징계 방침을 통보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삼성생명(600억원), 교보생명(200억), 한화생명(150억)는 지난달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일부 지급했다.

업계는 금감원 징계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금감원 요구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했는데 그대로 징계가 나오겠느냐”며 “징계가 낮아지는 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중징계가 확정되면 금융위를 거쳐야 하는데 금융위는 금감원보다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라 당초 수위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금감원이 예고한 중징계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검토 하는 방안도 있다.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법률적으로는 생보사들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의 경우 그룹 전체가 특검으로 비상인데다 한화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 교보생명은 새 회계기준(IFRS17)도입으로 인한 자본 확충 등을 준비하는 만큼 금융당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카드로 행정소송이 있는데, 이를 제기하면 생보사에 유리하지만 악수(惡手)가 될 수 도 있다"며 "판결과 별개로 금감원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어 향후 영업규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도 금감원의 자살보험금 징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만큼 양측의 베스트는 금감원 수준의 경징계에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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