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사장님의 아슬아슬한 곡예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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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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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 번은 수리한 차를 찾으러 자동차정비소에 들렸다가 골목도 벗어나지 못한 채 다시 사고가 난 적도 있어요. 후진해 다시 정비소로가 차를 맡겨야 했던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죠."

사장님의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를 대체하게 되면서 그 정도가 무척이나 심해졌습니다.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카톡의 특성이 한몫했죠. 고객사로부터 온 메시지에 즉각 답해주기 위해 운전 중에도 사장님의 카톡 보내기는 계속됩니다.

때문에 사장님의 운전은 늘 불안해 보입니다. 당연히 사고도 잦습니다. 사장님의 차는 늘 정비소행입니다.

차야 고장 나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면 되지만, 한번 잃은 고객은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사장님의 경영 철학입니다. 

사장님은 대신 고급승용차에 아낌없이 투자를 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은 방향이 같아 사장님이 태워주겠다는 말에 손사래를 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사장님."

국내 중소기업 A사의 B사장님에 대한 얘기입니다.

B사장님은 1990년대 말 벤처열풍을 타고 대학 졸업 이후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같은 시기 회사 입사를 택한 친구들이 명퇴를 고민해야 할 나이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일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20년간 수많은 외풍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만족에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닷컴버블과 서프브라임 모기지 사태 등 대외적 악재에 수많은 기업이 쓰려졌지만, 사장님 특유의 경영스타일로 A기업은 조금씩이나마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직원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경직된 분위기가 되레 회사에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직원 모두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통 큰 분이기도 하시죠. 

직원들의 걱정은 사장님의 운전에 있습니다. 운전 중에도 수시로 카톡을 보내는 등 안전보다는 고객이 중심인 생활습관 때문입니다.

비단 A사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사장님의 불안한 운전은 개인 오너가 이끌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사장님의 불안한 운전에 대한 에피소드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인 특유의 장점으로 통합니다. 특히 해외사와의 협력 때 그 진가를 발휘하기도 하는데요. 빠른 일처리를 통한 고객만족은 다들 아는 얘기이기도 하죠.

국내에서 최단기 건설, 최단기 구축 등을 내세운 마케팅은 기업 소개에 흔히 사용되는 익숙한 문구입니다. 

그러나 사장님의 불안한 운전은 매번 우려를 낳습니다.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장님, 운전할 때만이라도 카톡 확인 좀 미뤄주세요. 고객만족보다는 사장님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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