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미사일 발사 성공...사전 탐지 어려워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 미사일 체계가 기존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미사일 세대교체 의미와 더불어, 기존 액체연료와 달리 고체연료는 우리 군의 사전 탐지가 어려워 한반도 전역에 대한 은밀한 기습타격 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또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북한이 코앞까지 다가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중장거리탄도탄 북극성 2형 발사 성공…새 핵전략무기" [사진=연합뉴스]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우리 식의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이자 강(强)위력한 핵전략무기인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 시험발사가 2017년 2월 12일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를 "새로 개발한 대출력고체발동기(엔진)를 이용하는 중장거리 전략탄도탄과 리대식자행발사대(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비롯한 무기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적 지표를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상에서의 냉발사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 대출력고체발동기의 시동 특성을 확증했으며 능동구간 비행 시 탄도탄의 유도 및 조종특성, 대출력고체발동기들의 작업특성, 계단분리 특성들을 재확인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냉발사체계'는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콜드 론칭(공중에서 엔진에 불이 붙어 발사되는 공중 점화 방식)'을 의미하는데,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고체 연료 엔진과 콜드 론칭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됐음을 시사했다.

◆ 고체연료 사용 핵탄두 탑재 신형 IRBM 개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 가장 우려할 점은 사전 발사 탐지가 어렵다는 데 있다. 북한이 육상의 신형 IRBM과 해상의 SLBM 전력화에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미국의 군사정찰위성을 통한 사전 발사 탐지가 어렵게 된다.

실전 배치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안보에는 치명적인 위협 요인으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IRBM은 사거리 2400∼5500㎞의 탄도미사일이다. 기존 ICBM인 KN-08과 개량형인 KN-14와, SLBM과는 연료 체계가 다르다.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에 2단 추진체만 결합하면 ICBM이 된다"고 분석했다.

◆ 사전 탐지 어려워...20분 만에 미국 본토 도달

과거 북한은 사거리 100∼200㎞인 KN-02 단거리 미사일에는 고체연료를 썼지만 스커드·노동·무수단·KN-08 등 탄도미사일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했다.

보통 미사일 액체연료 주입에는 발사 전에 1시간 30분∼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발사 준비가 정찰위성 등에 포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체연료는 준비 시간이 불필요하다. 고체연료 ICBM이 개발되면 '은밀한 발사'가 가능해 치명적 위협 요인이 된다.

한·미가 지상에서 발사되는 ICBM을 탐지하기 어렵게 되고 이에 따른 요격 대응 시간도 지연된다. 북한에서 ICBM을 쏘면 20여 분 만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AP연합]

◆ 트럼프 행정부는 '고민중'...대안없는 한국 외교·안보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IRBM을 실전 배치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한·미와 북·중이 충돌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매우 매우 높다”고 발표한 지 불과 28시간 만에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안보 상황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기존 제재·압박 접근법으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명제가 기정사실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군 당국은 한·미연합으로 4월쯤 대규모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북한의 의지가 불변하는 한 '엄포성 경고에 그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한 신호탄으로 분석되며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또는 한·미 군사합동훈련 전후 ICBM 발사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의 대응을 논의할 긴급회의가 13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14일 오전 7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안보리에 긴급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