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 금통위원 "구조개혁 없이 완화적 통화정책 금융불안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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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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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경우 금융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일형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실물 혹은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전달경로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수립하면 물가·성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궁극적으로 위기에 이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부채 확대로만 이어지고 가계 소득 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할 경우,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확대된 금융부채는 소득 불균형과 더불어 우리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구조적 해결책이 동반되지 않은 부채 증가는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채로 인한 부동산투자 확대가 지속하려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를 통해 소비가 늘어 소득 증대로 이어져야 소득 대비 부채비율 하락한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0년 초반부터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고 있어 금융불안 우려를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또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니까 금리를 계속 낮춰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시장경제 중심의 국가에서 통화정책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수단"이라며 "통화정책을 통해 장기적 경제성장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한 착각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의 최종목표는 소비자 후생이고 이것에 도달하기 위해서 경제정책을 통해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생산 요소들에 최대의 배분을 유도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면서 "통화정책은 이런 결정을 시장이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교역 개선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교역 개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동시에 실현되면 우리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 호전과 이에 따른 금리상승은 수출을 확대시켜 성장률을 높이고 금융시장을 통해 전이되는 수익률 곡선의 가팔라짐은 시장금리를 상승시켜서 금융 불균형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성장확대는 수요증대로 이어져서 글로벌 물가상승 기조와 함께 물가안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전망은 여러 하방 리스크를 수반하고 있어 정책적 대응준비는 필요하다"면서 "대내적 정책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 확대, 수출 다변화, 글로벌 자본시장 진입 확대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대외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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