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중국 승용차 최초 상륙,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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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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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사진=아주경제 DB]


중국 중한자동차 캔보600이라는 중형 SUV가 국내 최초로 상륙했다. 중국산 가솔린 승용차가 국내로 수입된 최초의 사례다.

주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대부분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가 워낙 높다보니 이 정도의 수준으로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시장이 워낙 까다롭고 치열한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산 자동차의 국내 시장 진출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중국 자동차 산업이 발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의 주도권을 쥐고 움직이고 있다. 올해에도 전기 버스나 전기 트럭 등 우리는 생산조차 못하는 차종이 이미 수입할 준비가 모두 끝났고 확실시 되고 있다. 작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과반수는 중국이 소화할 정도로 시장에서의 중국의 각종 전기차 수준은 인정할 정도가 됐다. 상대적으로 국내의 전기차는 기술 수준이나 보급 수준에서 많이 뒤떨어진다.

그러나 누구나 내연기관 중심의 승용차 시장만큼은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이러한 시장에 드디어 중국산 자동차가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산 자동차는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흉내만 내던 수준에서 독자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갖춘 수준 높은 자동차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세계 선진 시장에 본격적으로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선진 수준의 환경 기준과 안전기준을 만족시키고 필요하면 자국산이 아닌 수입산 부품을 과감하게 적용해 맞춤전문 수준의 눈높이로 신분 상승을 했다.

이번 중국산 자동차의 국내 상륙은 단순히 끝나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본격적인 공략의 시작점이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각종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가격 경쟁력과 괜찮은 디자인으로 무장하여 향후 예측을 하기 어렵다.

이미 재작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상하이GM에서 생산한 중국산 GM자동차가 등장했다. 점차 중국산 자동차가 각국에서 선을 보이는 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자동차의 수준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세계 선진 시장에 내보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번 중국산 승용차의 등장의 의미를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시작점은 미미하나 추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각종 기본 편의와 안전장치가 수준급이고 가격은 2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며, 안전도도 보장되고 전국망 서비스 센터까지 갖추면 소비자는 반응한다.

특히 서민용 승용차라면 더욱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면 소비자는 구입을 고민한다. 주변에 한두 명 구입하는 사례가 늘면 빠른 시간에 시장 확대는 시간문제다. 지금은 누구나 중국산을 구입하고 애용하고 있고 지금은 대세인 것을 보면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자동차는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자동차는 가장 복잡한 약 3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전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일생 동안 4~5번 교체하는 재산의 가치로 생각하는 특수한 분야다. 그러나 장벽이 높으나 구멍이 생기면 삽시간에 무너지는 영역도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수입차 시장도 수년 사이에 약 15% 수준의 점유율까지 올라라 간 것을 보면 시장은 항상 닫혀있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맞추어 찾아간다는 것이다. 중국산 승용차의 진출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맞추어 시작되고 출시됐다. 그래서 더욱 무섭다는 것이다.

또 국내 자동차 수준은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과 유럽 기준을 절묘하게 조합한 수준 높은 국가 수준이 우리나라이다. 중국산의 국내 진출은 우리의 좁은 시장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세계 선진 국가와 가장 많은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인 만큼 우리 시장이 게이트웨이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세계 시장도 자동적으로 열린다는 뜻이다. 일종의 관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와 중국 사이는 기술 수준이 차이가 있다. 품질은 물론 소비자 트랜드 동향 등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그 간격이 좁아지고 있으며 드디어 마지막 성역이라는 승용차 시장까지 열리는 시기가 도래했다. 이제는 더욱 국내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수입차는 더욱 수준 높아지고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산까지 가세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국내산은 더욱 고민이 많아지게 됐다. 이러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에서 정부의 컨트롤타워는 부재돼 있고 대내외 정세는 혼란스러워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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