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PP 탈퇴 입장에 난감한 국제사회...대응 마련 분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1-24 13: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호주·뉴질랜드 "추가 협상국 유입해 TPP 계속해야"

  • 일본 "미국 설득해야" 멕시코 "개별 협상" 의견 엇갈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대표가 지난 2015년 9월 30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회의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자 미국을 제외한 11개 회원국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안을 찾아 TPP 협정을 발효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호주 "TPP 계속해야" 일본 "미국 설득해야"

지지통신이 2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긴급 전화회담을 통해 TPP 대책 마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호주는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TPP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 오스트렐리언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티븐 초보 호주 통상장관은 "호주와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은 'TPP-1' 구도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며 "미국이 빠진다면 중국, 인도네시아 등 관심 있는 또 다른 나라에 문을 열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TPP-1' 구도는 TPP에 합의했던 12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하는 구성을 말한다.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탈퇴 결정이 TPP를 완성하려는 다른 참가국들의 의지를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의 참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빠지더라도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TPP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를 계속 설득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오전 참의원 본회의에서 "TPP는 21세기형 다자간 협정의 세계 표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만큼 설득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일 정상회담 시기를 앞당겨서라도 미일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TPP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같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20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국회를 통과한 TPP 승인안을 의결한 상태다. 지난해 2월 극적으로 타결된 TPP는 각국 비준이 완료돼야 발효가 가능하다.

◆ 멕시코 "개별 협정 추진"...TPP 벼랑 끝 몰리나

멕시코는 또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엘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이 탈퇴한다면 TPP 가입국들과 개별적인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자간 무역협정'이라는 TPP의 기본 틀을 벗어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공식 언급한 뒤 TPP마저 탈퇴하겠다고 밝히자 전면전에 나선 조치로 풀이된다. 나프타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다만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니에토 대통령은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은 대화와 협상"이라며 대화 여지를 남겨두었다. 오는 31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양자관계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TPP는 미국과 일본 주도로 캐나다, 칠레, 페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당초 2012년을 협상 목표로 삼았으나 농업과 지적 재산권, 서비스 등에서 각국의 온도차가 심해 논의가 표류하다 지난해 2월께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 세계의 38.2%를 차지하고 있어 TPP가 출범하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경제통합체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FTA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적극 추진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경선 과정부터 TPP 탈퇴 가능성을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나흘 만에 나프타 재협상, TPP 탈퇴 카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한미 FTA 등 또 다른 무역협정도 재검토 과정을 거치게 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