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무산ㆍ주가추락에 새해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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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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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강소기업 우회상장을 돕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울상이다. 합병 무산이 끊이지 않고, 어렵사리 합병에 성공한 경우도 주가가 줄줄이 약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엔에이치스팩8호'는 신약개발기업인 에이비온과 합병을 진행해왔으나, 합병상장예비심사를 마친 한국거래소로부터 20일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에이비온은 보유중인 신약 기술에 대한 추가 검증 필요성 때문에 합병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측은 "에이비온에 미승인 이유를 전달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엔에이치스팩8호는 2016년 4월에도 화학업체인 라파스와 합병을 추진했다. 이때도 라파스 쪽 사정으로 합병을 철회한 바 있다.

대우스팩2호와 IBKS제3호스팩 역시 마찬가지다. 각각 같은해 10월, 11월 합병이 무산됐다.

아예 상장조차 실패한 스팩도 나오고 있다. 대신밸런스제3호스팩은 이달 12일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자금을 모으는 데 실패해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이 스팩은 2016년 11월에도 공모에 실패해 상장을 접은 바 있다.

스팩이 외면받는 이유는 합병 이후 주가 추락이다. 합병 재료가 사라지기 무섭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합병 회사가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신뢰를 못 주고 있어서다.

드림시큐리티는 이달 20일 신한제2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주가는 거래 첫날 12.71%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도 5%에 맞먹었다.

역시 20일 한국제3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들어온 씨아이에스 주가는 첫날 8% 이상 빠졌다. 이날도 낙폭이 6%를 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16년 12개 기업이 합병에 성공하면서 스팩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았다"며 "다만 상장한 기업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가 스팩에 대해 아예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스팩이 관심을 되찾으려면 증권사 스스로도 유망주 발굴과 기업가치 평가 능력을 높여야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스팩이 활성화되려면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며 "증권사가 현재까지 투자자 눈높이를 못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가 먼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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