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첸 자사밥솥 발화 사고 덮는 데 ‘급급’ 소비자 안전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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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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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최근 자사 전기밥솥의 원인 모를 화재로 구설에 오른 가전제품업체 ‘리홈쿠첸’이 소비자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관련 사고를 덮는 데만 ‘급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본지 단독: 1월20일자 '품질경영'외치던 리홈쿠첸, 원인 모를 밥솥 화제에 빈축)되자 보상금을 높이며 피해자의 회유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대전 중구에 사는 김모(38.남)의 집에서 멀쩡하게 사용하던 쿠첸 전기밥솥(모델명: LB0603FR)이 아무 이유 없이 발화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돼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밥솥의 발화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흘렀지만 쿠첸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이나 관련 제품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김씨의 회유에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관련 사건이 지난 19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언론에까지 보도되자 보상금을 더 준다며 김씨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첸 측은 최근까지 이번 사고의 피해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며 보험처리와 50만원의 위로금만 줄 수 있다던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사고와 관련해 한 방송사에서 취재요청이 들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태도를 바꿔 보상금을 올리는 방안도 고려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첸 관계자는 “사고한 발생한 전기밥솥을 김씨가 넘겨주지 않아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물질적,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해당 전기밥솥을 아직 보관하고 있다”며 “게다가 업체 측이 물건을 회수해 제대로 원인을 규명한다는 데 대한 확신도 아직 없다”라고 주장했다.

사고현장의 사진을 본 소방업계 관계자는 “발화지점이 어디인지가 중요한 데 사진만 보고 판단했을 때는 제품 내부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동일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지 조사를 통해야 정확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 소방과학연구원 등 제3기관에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제3기관에 맡겨서 조사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비용은 업체 측에서 내야하며, 소비자는 이에 응해 원만히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제품의 화재로 인한 피해보상은 다른 문제로 업체가 조속히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신뢰를 잃지 않는 방법은 사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그럴 때 소비자는 안심하고 관련 회사의 제품을 꾸준히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현재 쿠첸 측과 김씨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전기밥솥 제품군은 전기적, 기계적 등으로 인해 21건의 발화사례가 집계됐다. 또 전기밥솥 제품군의 품질과 안전 등으로 인해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접수는 2014년 21건, 2015년 30건, 지난해 3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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