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新시대]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환율 트럼프 마음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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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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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겠지만, 불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사진제공=키움증권]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1985년 플라자합의(미국·독일·영국·프랑스·일본 재무장관 달러 강세 시정 합의) 때와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달러 약세는 불가능해 보인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플라자합의 당시에는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었다"며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가진 영향력도 엄청났다"고 말했다.

독일과 일본은 1980년대 중반 역사상 최고 호황을 누렸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곳이 미국이다. 세계 최대 시장 노릇을 했다.

그러나 미국은 막대한 재정·무역 적자를 안고 있었다. 1985년 미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일본 재무장관이 만난 이유다. 당시 일본과 독일은 미국으로부터 각각 엔화·마르크화에 대한 평가절상 요구를 받았고, 수용했다. 미 제조업체는 상당 기간 달러 약세로 얻은 가격경쟁력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지금은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생산공장이자 시장이 존재한다. 미국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트럼프가 강조하는 보호무역은 되레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춘욱 팀장은 "외교에는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는 원칙이 있다"며 "자국에 유리한 달러 약세를 요구하면서, 다른 나라에는 불리한 보호무역에 나선다면 받아들일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은 다양한 국가와 기업이 얽혀 있다"며 "트럼프가 시장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바람에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선전에 위치한 팍스콘 공장이다. 중국인 약 100만명이 일하는 팍스콘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로 미국 기업인 애플을 위한 생산기지다. 팍스콘이 없다면 애플이 지금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도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애플이 없어지면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경제 공동체다. 어느 한쪽도 쉽게 움직일 수 없다.

홍춘욱 팀장은 "중국은 마윈 알라바바그룹 회장을 미국에 보내고, 다보스포럼에서도 미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겉으로는 두 나라가 치열하게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인 계산에 따른 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는 트럼프가 내세운 보호무역뿐 아니라 중국 한한령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도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홍춘욱 팀장은 "예를 들어 한국이 중국에 있는 반도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미국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면 두 나라는 모두 큰 타격을 받는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현재까지 조치가 치명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2012년 일본과 센카쿠 열도 문제로 다툴 때도 일본산 제품 보이콧을 1년도 유지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리스크도 버티면서 외교적으로 풀면 금세 해결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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