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유감...대기업 수사 계획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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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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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타깃 최태원 SK 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박근혜 대통령 '뇌물 의혹' 수사에 암초를 만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 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도 예정대로 2월초까지 한다는 계획으로 정확한 시기에 대해 사전 조율 등 절차를 취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삼성에 대한 수사를 곧 마무리 지은 다음 SK,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향후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영장 기각 사유에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 정도가 언급됐는데, 뇌물죄라는 프레임을 계속 갖고 갈 수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하지는 않으면서도 대기업 뇌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검팀은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1위 기업' 삼성을 이끄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가장 먼저 청구했으나 이날 새벽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히면서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를 언급했다. 아울러 '각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도 내걸었다.

결국 뇌물죄가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의혹을 혐의로 인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대기업들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특검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제기된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서 재청구 여부를 비롯한 향후 수사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난 두 재단에는 53개 대기업이 총 774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삼성 이후 수사 대상 기업으로는 '총수 사면' 현안이 있었던 SK와 CJ, 면세점 인허가 등 현안이 있었던 롯데 등이 거론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이들 그룹의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두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에 모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초점은 국민연금이 2015년 7월 청와대의 압력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과 같이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을 전후로 정부가 기업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정황이 있느냐는 것이다.

삼성 다음으로 특검팀의 수사 대상으로 꼽히는 SK의 경우 박 대통령이 2015년 최태원 회장의 광복절 사면을 고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을 요구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 24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단독 면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함께 최 회장의 사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16일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로 최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고 사면 직후 김창근 회장으로부터 '하늘 같은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SK와 함께 특검팀의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롯데도 면세점 인허가 등 현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거래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CJ는 지난해 이재현 회장의 광복절 사면이 부정한 거래의 결과로 의심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이들 그룹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 폭이 예상 외로 좁혀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영장 기각 이전에도 삼성 이외 대기업 수사는 제한적으로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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