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상파, UHD 본방송 동상이몽...9월로 연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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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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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내달부터 도입되는 초고화질(UHD) 본방송 일정이 좀처럼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UHD 전송 준비 과정에서 정부와 지상파간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9월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상파 3사(KBS·MBC·SBS)가 UHD 본방송을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오는 9월 초까지 잠정 연기해야 한다는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UHD 방송은 지금의 고화질 방송보다 4배 선명한 화면과 입체적 음향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방통위는 올해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12월부터는 광역시 등지에서 UHD 본방송을 시작, 나머지 시·군 지역은 오는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방통위는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UHD 생중계'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올해 업무보고에서도 2월 수도권을 대상으로 UHD 지상파 본방송을 시작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지상파가 지난해 말 EBS의 서비스 예정 시점인 9월로 늦춰달라는 의견서를 방통위에 제출하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시 지상파들은 표준 채택 등에 기간이 소요된 나머지 내달 본방송을 위한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었다.

KBS의 경우 UHD 장비 발주도 다 끝나지 않아 물리적으로 2월 UHD 본방송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영방송 특성상 사업 허가장을 받아야 장비 발주를 할 수 있는데, 장비 발주에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UHD TV 보급률 △기술 표준 △콘텐츠 미흡 등이 UHD 본방송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UHD TV의 보급률은 2015년 기준으로 1%에 불과하며, UHD 표준도 기존 유럽식(DVB-T2)에서 미국식(ATSC3.0)으로 새로 정해짐에 따라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이미 100만대 가량 판매된 UHD TV와 지상파 UHD 방송의 기술 표준이 서로 다른 것. 표준기술 자체가 틀린데다가 방송 테스트 기간을 고려했을 때 2월 본방송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UHD 콘텐츠 및 재원 확보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상파의 UHD 편성 비율이 5% 정도에 그치며, 콘텐츠 제작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지상파가 세계 최로 UHD 타이틀에 얽매여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게 된 꼴"이라며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을 때 2월 본방송 일정은 9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이달 안으로 UHD 본방송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가능하면 설 연휴 전, 늦어도 연휴 직후 바로 UHD 본방송 일정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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