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락비 박경, 참 잘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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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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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그룹 블락비의 색깔을 내려놓고 다시 솔로로 돌아왔다. 박경이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음악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확실히 성숙해진 ‘솔로 가수’ 박경이다.

지난 18일 0시 공개된 첫 번째 미니앨범 ‘노트북’을 발매한 박경은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솔로 앨범 발매등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5년부터 솔로 음원을 발매하며 이미 프로듀싱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박경은 데뷔 후 처음으로 미니앨범을 발표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미니앨범을 발매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아요. 앨범을 통해 사람들이 제 음악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경의 이번 새 앨범 타이틀곡 ‘너 앞에서 나는’은 재즈를 기반으로 한 곡으로 브라더수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잔잔한 피아노와 브라스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따뜻한 남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저는 항상 멜로디를 먼저 써요. ‘너 앞에서 나는’도 멜로디가 먼저 나왔습니다. 브라더수와 작업하기 위해 연락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았죠. 그래서 이관희라는 형님이 계신데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장르를 재즈로 해보는 게 어떨까 제안하셨죠. 저도 원래 재즈 사운드를 좋아하는데 아예 좀 깊은 재즈 장르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2절에 잘 들어보시면 트럼펫 솔로 부분도 있습니다.”

박경은 ‘보통연애’로 가수 박보람과, ‘자격지심’으로는 여자친구 은하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이번엔 여자 가수가 아닌 남자 가수와 입을 맞췄다.

“실수라고 생각해요. (웃음) 많은 분들이 여성 가수분들과 저의 콜라보 곡을 좋게 들어주셨는데, 이번엔 남성 가수분과 하니까 ‘너무 남자만 나오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웃음) 곡 자체는 너무 훌륭하지만 한 곡 정도는 여성 분과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됐습니다. 하하하.”
 

블락비 박경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박경의 홀로서기의 첫 시작이었던 ‘보통연애’와 그의 실력을 인정받았던 ‘자격지심’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블락비 팀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지코와 견줄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지녔다. 그렇다보니 이번 음원 성적에 기대감과 함께 부담감을 동시에 지녔던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당연히 앨범을 발매하면 순위에 대한 생각을 해요. 제가 아쉬운 건 요즘에도 그렇고 항상 차트에 있는 곡들을 재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입 순위가 좋지 않으면 음악을 듣지 못하고 지나치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대중분들은 대부분 차트를 보시고 음악을 듣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죠. 이번 앨범에 자신은 있었지만 음원 성적이 살짝 아쉬워요. 하하하.”

첫 번째 미니앨범 ‘노트북’은 그동안 박경이 싱글로 발매한 곡들을 하나로 묶어낸 앨범이다. ‘보통연애’ ‘자격지심’에 이어 ‘연애 3부작’의 완결편이라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5부작이에요. (웃음) ‘보통연애’와 ‘자격지심’. 그리고 앞에 싱글로 발매했던 ‘오글오글’과 ‘잔상’까지 이어지죠. 첫 번째 트랙부터 순서대로 들으시면 연인의 만남부터 연애 과정, 갈등, 그리고 끝까지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연애 5부작’이라고 생각해요. 엔딩은 이별입니다. ‘잔상’이라는 곡이죠.”

‘잔상’을 끝으로 ‘연애 5부작’은 완결됐다. 연애의 시작과 끝까지. 박경의 ‘노트북’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음악을 담으며 앨범 전체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제 누가 뭐래도 완벽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박경의 음악을 들은 블락비 멤버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지코가 처음으로 이번 앨범을 듣고 ‘경아 너 음악 잘한다’라고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보통연애’나 ‘자격지심’ 때는 ‘네 색깔이 잘 묻어났네’라고 했지만 ‘잔상’과 ‘너 앞에서 나는’을 듣더니 칭찬해주더라고요. (웃음) 재효 형은 ‘가평 레스토랑에 나오면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하. 또 피오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 공장에 빠져 죽는 느낌이라고 하고요. (이)태일이 형도 음악이 좋다고 했는데, 사실 형이 음악이 좋다고 하면 그 음악이 안되더라고요. (웃음) 지난 번 ‘토이’와 ‘베리굿’ 음악을 들었을 때 태일이 형이 ‘잘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잘 됐거든요. 하하하.”
 

블락비 박경, '너 앞에서 나는' MV 촬영 현장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많은 뮤지션들이 그렇듯, 박경의 음악에도 ‘사랑’ ‘연애’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박경은 자신의 경험담이 간접 경험으로 음악적 영감을 떠올린다며 웃었다. 특히 샤워를 하는 시간동안 흥얼거리다 나오는 곡으로 음악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특한 작업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제가 쓰는 멜로디들과 사랑이라는 주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엔 랩을 했지만, 원래 제 자신이 세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웃음) 사랑 노래를 만드는 게 가장 쉽고 재미있어요.”

박경의 음악적인 포부는 단순하면서도 의미가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그리고 그 슬로건대로 박경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음악으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듣기 좋은 음악을 대중 분들에게 들려줬다고 생각은 하는데 노래가 별로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끔 노력 많이 했습니다. (웃음) 이번 앨범으로 ‘박경’이라고 하면 ‘걔 노래 좋지’라는 이야이기를 듣고 싶어요. 이번 앨범이 그렇게 가기 위한 발판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웃음)”

많은 이들이 박경의 음악을 인정한다. 이는 음원 차트 성적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너 앞에서 나는’이 앞서 그의 전작들에 비하면 다소 아쉬울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꾸준히 음악적인 성장을 거듭해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예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박경은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전히 자신의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는 늘 무겁고 귀중한 일이었다.

“몇 몇 그룹에 곡 의뢰가 오기도 해요. 사실 써놓은 곡도 있고요. 그러나 아직 저 스스로가 잘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은 무겁고 제 음악을 더 하고 싶거든요. 여전히 시간을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1위를 한다면, 그때 ‘이제 또 내 음악을 많이 듣고 계시구나’ 싶을 것 같아요. 아직은 제 음악으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박경은 오랜 기간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아이돌 음악’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음악 하나로만 인정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박경은 현재 다수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겪는 혼란의 시기를 지나오고 있었다.
 

블락비 박경, '너 앞에서 나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스틸 컷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지금이 혼란의 시기라 생각합니다. 어릴 땐 팬 분들 앞에서 애교도 부리고 그런 것들을 즐거워했어요. 그런데 이젠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스물 여섯 살이 됐고, 아직은 팬 분들에게 아이돌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변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험도 쌓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요즘엔 아이돌로 활동하는 게 버거울 때가 있어요. 특히 ‘자격지심’을 낸 다음의 공백기 때 정체성 혼란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곡들의 분위기를 바꾼 것도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어요. 그게 제 감성과도 잘 맞았거든요. 요즘엔 여러 혼란과 충돌들이 있는 시기에요.”

현재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은 박경. 그의 숱한 고민의 흔적들이 담긴 이번 앨범으로 그는 ‘가수 박경’으로서의 홀로서기 입지를 굳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락비 박경’으로 불리고 싶어 했다. 블락비가 없었다면 지금 자신의 위치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블락비가 있었기 때문에 제 솔로 음악도 들어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블락비가 없었다면, 앨범을 내고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도 없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블락비 박경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좋아요. 그래서 항상 제가 솔로 낼 때도 블락비 박경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돌이 버거울 때도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블락비라는 팀은 박경에게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 물론, 박경을 비롯한 모든 멤버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펼치며 다방면에서 활동하다 보니 늘 블락비라는 팀으로의 활동은 긴 공백이 불가피 한 상황이다. 박경 역시 늘 블락비 활동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마음을 전했다.

“우리 팬 분들에게 정말 미안하죠. 블락비는 항상 컴백했다 하면 1년 6개월만이니까요. 팬 분들께서 응원을 하러 오시고 싶어도 꺼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저희 곁에 있어주시는 팬 분들에게 고맙기만 해요. 이번에 2월 팬미팅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런 무대에서라도 신경써서 꾸며서 팬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은 어렵고, 혼란스럽겠지만 그래도 참 잘해가고 있는 박경이다. 블락비 박경도, 솔로 가수 박경도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박경의 모습 아닐까.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돌 분들이 연차가 쌓이며 솔로로 앨범을 많이 내잖아요. 저 역시 그렇고요. 이렇게 미니앨범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잘하고 있는거겠죠.”
 

블락비 박경, '너 앞에서 나는' MV 촬영 현장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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