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제과 업체, 수입 냉동란 쓰면서 빵·과자맛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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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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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자 제빵·제과 업체들이 미국과 중국 등에서 냉동란(冷凍卵) 수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냉동란을 쓰면서 제품의 맛과 식감의 변화는 물론, 품질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와 CJ그룹 계열의 식자재 유통기업 CJ프레시웨이,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주요 제빵·제과업체들은 이달 중 약 400t의 가공란을 수입할 예정이다. 가공란은 일반 소비자들이 사 먹는 신선란과 달리 껍데기를 제외한 흰자와 노른자 부분을 따로 냉장 또는 냉동하거나 분말 형태로 가공해 유통하는 계란을 말한다. 

자사 제빵 계열사인 뚜레쥬르에 주로 원료를 공급하게 될 CJ프레시웨이는 대부분 미국산인 냉동난황 56t을 수입할 예정이며, SPC는 미국산 전란건조(계란분말) 38t을 들여올 예정이다.

또 롯데제과는 중국산 냉동전란 15t을 샘플용으로 24일부터 수입할 예정이고, 해태제과는 현재 자사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미국산 냉동전란 물성 실험을 마친 뒤 본격적인 수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는 "그동안은 제품의 신선도와 맛, 품질 관리를 위해 주로 국내산 신선란이나 액란으로 빵을 만들었는데 최근 물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산을 수입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케이크류는 계속 국내산 계란으로 만들고 미국산 냉동난황은 주로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 등 빵류를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SPC는 일단 미국산 전란건조를 쿠키 등 제과류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조만간 제빵의 원료인 가공란을 수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래처로부터 공급받는 계란 물량이 평상시의 50~60% 수준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계란 납품업체 상당수가 AI 여파로 계란 공급을 줄이자 지난달 23일 주요 제빵업체 중 가장 먼저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19개 품목의 생산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SPC 관계자는 "일단은 제과용인 전란건조에 대해서만 수입을 추진 중이며 (제빵용인) 신선란이나 액란 수입은 현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의 가공란 수입 신청 추이를 보면 이달까지는 신청 물량이 수백t 수준이지만 다음 달부터 수천t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업체별로 편차는 있지만 이달까지는 대체로 일부 제품에 시험적으로 수입산 가공란을 사용해보는 분위기지만 다음 달부터는 상당수 제품에 수입산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문제는 맛과 품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산 신선란이나 냉장 액란을 주로 사용하던 제빵과 제과에 수입산 냉동란을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맛의 차이가 생태탕과 동태탕의 맛 차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SPC 관계자는 "일반 음식에서도 오래된 재료와 신선한 재료를 썼을 때 맛 차이가 나는 것처럼 제빵류도 당연히 볼륨감이나 식감 등에서 품질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현 시점에서 신선란이나 액란 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영붕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수입산 냉동란은 빵을 만들 때 거품이 덜 생성되고 덜 부풀어 오르는 등 신선한 냉장란을 썼을 때보다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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