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도 서러운데, 이름까지 바꿔야 할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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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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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연 초부터 보험업계에 사명 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를 비롯한 동부그룹의 금융계열사들과 알리안츠생명 등이 사명 변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에이스생명이 간판을 바꿔 달았다.

보험업계가 갑자기 사명변경을 검토하는 이유는 상표권의 주인인 모회사와의 결별을 비롯해 인수 합병으로 인한 대주주 변경 때문이다. 주인이 바뀌면서 더 이상 과거 주인의 얼굴을 간판에 내 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각 사는 개명작업을 통해 '새 출발'을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동부그룹은 올 들어 사명변경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최근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저축은행 등을 비롯한 계열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명 공모전을 실시해 1인당 2개씩 제출받고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동부를 빼는 방안을 비롯해 다양한 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의 사명 변경이 현실화되면 바꾸면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캐피탈, 동부저축은행 등 7개 금융계열사들도 '동부'라는 이름을 떼게 된다. 동부그룹이 브랜드 로열티 상실, 소비자 혼동 등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사명을 변경하려는 이유는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건설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이 매각되면서 '동부'란 이름에 대한 정체성 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흩어지면서 그룹에선 굳이 '동부'라는 이름을 고집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안츠생명도 16년 만에 사명변경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한국법인인 알리안츠생명을 지난해 12월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하면서 더 이상 '알리안츠'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알리안츠그룹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 아니면 '알리안츠'라는 명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임시주총을 시작으로 사명변경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최종 변경은 올 상반기께 완료될 전망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최대주주라는 점과 향후 동양생명과의 합병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이름을 고민하고 있다.

한편, 업계의 개명 움직임은 지난해 말부터 거셌다. 앞서 에이스(ACE)생명은 모기업인 에이스그룹이 스위스보험그룹인 처브(Chubb) 그룹을 인수함에 따라 한국법인도 처브라이프로 변경했다. 에이스그룹은 미국 본사의 개명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에이스손해보험의 사명도 처브손해보험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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