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제약 신약개발 성장통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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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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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시험 중단‧기술이전 계약 해지로 제약산업 ‘찬물’

  • 실패 다반사…무제한적 기대보다 지속적인 투자 절실

  • 투자자‧기업 연결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 활용 필요

  • 새로운 오너 세대 출현…제약사 윤리경영 확립도 중요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신약 개발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제약업계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다사다난이라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지난해는 우리 제약산업에 많은 혼란과 변화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신약개발의 어려움과 신약개발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피부로 느낀 한 해였다.”(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2017년 신년사 中)

국내 제약산업이 이른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과거 제약사들은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의 제품을 복제해 만든 제네릭의약품(복제약)으로 실적을 만들어 성장해왔다. 그러나 제네릭의약품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수익구조 변화, 제약사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요구 등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은 이제 신약 연구개발(R&D)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이 이뤄낸 수조원대의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은 그 성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는 일찍이 신약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다국적제약사들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를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지난해 제약업계에서 들려온 소식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신약개발은 수년이라는 기간이 요구되고 상용화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특징이기에 실패 가능성 역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 중단과 기술이전 계약 해지 등의 소식은 이제 본격적으로 신약개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격으로 작용했다.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신약개발에 나서는 데 일조해왔던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이를 성장통이라 표현했다. 2010년 7월 한국제약협회를 이끄는 수장으로 올라 지금까지 7년여 동안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일원으로서 활동해온 이경호 회장은 제약업계에 닥친 현 상황에 대해 “국내 신약개발 역량은 정부와 학계, 제약사 간의 조화를 통해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내는 등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지난해에 신약개발이 중단되고 계약들이 해지되거나 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생했는데,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약개발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도 사회적으로 점차 알려지고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은 현재 성장통을 통해 신약개발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27개 국산신약이 개발됐고, 국내사들이 발굴해 확보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900여개에 이른다”며 “신약개발 규모가 확대되면서 중지되는 사례도 발생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신약개발 성과가 과하게 조명된 것과 실패사례가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익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급격히 조명된 신약개발 성과에 대해 무제한적인 기대를 건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제약사들이 볼 때 상당한 규모의 기술수출이 이뤄진 것이니만큼,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커진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과다한 기대는 반대급부격으로 국민적 인지도에 악영향을 미칠 만큼 역효과를 낳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과장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고, 실체적인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이를 통해 과정이나 어려움 등 신약개발 콘셉트에 대한 사회에서의 이해도나 인식이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신약개발은 실패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실패가 성공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신약개발 R&D를 통해 발전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러한 취지로 이 회장은 협회 사업을 제약사 신약개발 트렌드에 발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첫 번째로 한국제약협회는 의약품 생산시설 관리, 신약 개발 계획 수립, 의약품 특허 대응, 정부 자금 지원 등의 측면에서 중소형 제약사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팀을 교육원 수준으로 승격시켜 교육기능을 대폭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또 제약사들의 연구성과 사업화를 연계시키는 것도 중점과제로 삼고 그 일환으로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를 투자자와 산업체간 교류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다국적제약사와 같은 투자자를 국내 제약사들과 연결하는 것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 정부에서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사들의 R&D 성과에 대한 대외적 공유 성과가 부족하다”면서 “현재 제약협회 사업은 제약사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중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는 일종의 공개장터다. 이를 통해 국내사가 직접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를 찾아내 선점하는 것도 중요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과 함께 제약산업 윤리경영 확립 역시 이 회장이 이뤄내고자 하는 염원 중 하나다. 그는 “협회는 회원인 제약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사회적 조화가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진정한 산업 발전의 흠결로 남아 있는 윤리경영 문제를 개선·확립해 나가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말했다.

신약개발과 함께 제약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세대교체다.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국내 제약산업은 이제 1세대에서 2세대로, 2세대에서 3세대로 젊은 피를 가진 경영진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새로운 변화와 함께 중소기업들의 약진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이런 변화를 반기고 있다.

그는 “경영진 개편과 새로운 오너 세대 출현 등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활력이 넘치고 도전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제약산업의 발전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중소형 제약사라고 하더라도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과 역량은 상당하다. 다만 연구소와 같은 기반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는 다른 기관과의 협력이나 아웃소싱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그간에 못지 않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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