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窓] "굿바이,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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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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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 에디터]

[이수완 글로벌 에디터] 오는 20일 '좋은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년간 머문 백악관을 떠난다. 임기 막바지에도 그는 '레임덕'은 커녕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그의 정책과 업적에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는 무엇보다도 진솔하고 소탈한 모습의 인간적인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았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노예해방선언'이 담긴 헌법 13번째 수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자 했던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 처럼 '위대한 정치가'라는 칭호는 오바마에게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8년동안 적어도 '괜찮은 대통령' 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1863년 '노예해방선언'이 서명된 후 145년만 인 2008년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당시 그는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중심에 서있던 미국의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했지만 순탄치가 않았다. 개혁적 성향의 오바마는 수많은 보수파들의 저항에 부딪치며 위기에 빠졌다. 특히 '의료보험 개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 등은 그의 발목을 잡던 주요 현안이었다.

그러나 오바마가 극한 대립속에서도 자기 정책을 펴 나갈수 있었던 것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다수당 공화당 의원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능력 때문이었다. 그의 주요 업적으로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와 와 미국의 경기회복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그의 가장 큰 유산은 당파적 대립을 극복하는 타협과 설득, 소통 능력이 될지도 모른다.

2009년 1월 오바마의 취임 당시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월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8%까지 치솟았으나 2016년에는 월 평균 20만여개의 일자리 창출되고 실업률은 5% 이하로 내려갔다. 경제성장률도 8년전 혹독한 마이너스 성장에서 2%대 중반으로 회복되는 등 그의 경제성적표는 뛰어난 편이다. 

그는 우역곡절 끝에 2014년 시행된 '오바마케어'를 통해 3년 동안 4700만명의 무보험자 중 2000만명 이상을 제도보험권으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던 저소득층에게 정부 보조금을 지원해 보험 혜택을 받게하는 경제적 약자 지원 조치로 오바마의 핵심 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바마는 또 금융회사에 대한 안정성 평가와 임원 급여 규제 등이 포함된 월가의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시스템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

외교적으로 이슬람국가 (IS) 퇴치, 중동정책과 북핵문제 등은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았지만 이란핵 합의, 파리기후협약 타결, 반세기만의 쿠바와의 적대 관계 청산 등이 평가 받고 있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외교·환경·복지·국방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오바마와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8년을 당장 지워 버릴 태세이다. 그는 백인 중산층의 반발을 사고 있는 '오바마 케어'를 1호 폐기 대상으로 지정했다. 기타 이민개혁, 환경규제 등 다수의 정책들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있다. 트럼프 측근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 달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하자 마자 수일내에 오바마 대통령이 발동했던 행정명령 가운데 60~70% 는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의 유산'을 계승하고 싶은 세력과 그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하는 세력간의 날카로운 대립속에 오바마와 너무 다른 스타일의 대통령 트럼프 시대의 출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5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민에게 보내는 고별사에서 "미국은 서로 다른 가운데서도 언제나 하나였다"며 미국민의 단합과 국가 발전을 당부했다. 또  "지난 8년 동안 미국은 더 강해지고 번영을 이뤘다"며 "변화와 진보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미국민 여러분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백악관을 떠나
지만 그는 우리에게 희망과 변화의 상징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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