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지속 가능한 공동체 발전모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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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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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니스트(문학박사)

플래시몹을 벌인 강원문화관광해설사협회 회원들[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공동체란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공간, 상호작용, 연대를 공동체의 핵심 요소로 보는데 현대사회에서는 공간의 중요성이 약화됐다. 혈연·지연 공동체는 오랫동안 한국인들의 사회‧경제‧문화적 삶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산업화와 정보화 등을 경험하며 전통적인 공동체들은 그 중요성이 감소했다. 촌락, 문중, 두레, 계 등은 해체돼 일부 농촌지역을 제외하고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대신 새로운 사회환경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유연한 공동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며 공동체의 범주와 규모가 확장되기 시작했으며, 공동체의 내용도 다양해졌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공동체적 경험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그 관계망 없이는 살 수 없다. 따라서 전통적인 공동체와는 다른 방식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공동체에서 강조되는 것은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신뢰, 규범, 연대 같은 가치들이다.

정부 입장에서 기존 마을 공동체는 활성화 지원의 대상이다. 전통적 특수성을 가진 집성촌으로 농촌체험마을, 정보화마을, 체험숙박, 농산물판매 등으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신규 마을 공동체는 형성 지원의 대상이 된다. 세계적 보편성이라는 추세 속에서 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또는 다음카페 등 동호회 차원에서 공동 페션 운영 등을 위한 귀촌이 이뤄지기도 한다.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이 마련됐다. 전국 마을 단위, 특히 면단위로 보면 지원을 안 받는 마을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기회가 주어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성과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성과를 찾으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긴 호흡과 장기간의 안목으로 마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돈’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어느 시골 마을 주민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결국 사람이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로서의 공동체의 모습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해진 바도 없으며 설사 정해진다고 해도 그건 한순간의 뜬구름 같은 모습일 뿐이다. 굳이 한 가지 정해졌다고 하면 그것은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다는 원칙뿐일 것이다. 물론 그런 원칙을 이루기 위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공동체의 미래는 무한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어떨까?
 

플래시몹을 벌인 강원문화관광해설사협회 회원들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평창군을 비롯해 강원도 더 나아가 인구희박지역의 공동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로서의 공동체의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살기 좋은 마을’ 또는 ‘같이 참여하고 싶은 공동체’가 아닌가 싶다.

그런 공동체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새로 들어왔든 예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든 이들 간의 연결고리가 매우 탄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돈으로 상징되는 이익관계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공동체에서 돈은 금기시되며, 오직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공동체 사람들 간의 ‘정’으로 승화하고 있다.

올림픽의 정신과도 상통하는 '인간과 인간의 연결'로 승화돼 공동체의 지속 발전이 예견되는 부분이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다인가 보다. 헌법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도 결국 우리의 인내천사상, 즉 사람이 최고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사람은 혼자서 살지 못하며 공동체를 이룬다. 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들 사이'라는 뜻에서 더욱 그러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창군을 비롯한 강원도 공동체가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을 확립해 문화올림픽으로의 미래 유산을 잘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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