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 중국 친다고 해결? "자동화 시대 대책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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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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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 발달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 불가피

  • 미국 언론 "혁신·기술 등에 초점 맞춰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무역정책 담당으로 대중국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를 보좌관으로 내정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인선은 앞으로 무역정책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정책을 펴나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동안 내내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과 협상 등으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을 주장했다. 

◆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핵심은 자동화"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는 제조업의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중국이 아니라 '자동화'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제조업 일자리 숫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뒤 7년여가 지나도록 아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원인은 불경기나 해외노동자들이 아닌 자동화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제조업생산지수는 지난 11월 기준으로 104.0을 기록하면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불황이 시작됐다고 발표한 2007년 12월 이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제조업 종사자는 140만 명이 줄어들면서 20%나 줄었다. 전체적 고용시장의 상황은 나아졌지만 제조업에서는 별다른 개선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 연방은행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스트라우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노동자 가운데 제조업 노동자 비중이 현재 8.5%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21일 "장기적 일자리 감소의 적은 중국이 아니라 자동화"라고 지적했다. NYT는 또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자동화의 위협에 대해 제대로 말한 후보는 없었다"면서 "멕시코나 중국처럼 눈에 보이는 적은 아니지만 분명히 직시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과는 달리 최근 제조업 일자리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세계화가 아닌 '자동화'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얼마전 트럼프와 함께 미국 일자리 수호 협약에 합의했던 캐리어의 경우는 이같은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캐리어의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대표인 그레이그 헤이시스 미국 잔류 조건을 받은 1600만 달러의 지원금은 자동화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트럼프에 투표했던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계속 사라질 것"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는 지난해에 미국 철강 산업의 인력은 1962년에서 2005년 사이 75%나 줄어들었지만, 생산량은 줄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철강 산업을 비롯해 단순한 생산직 작업 분야의 경우 일자리의 감소는 더욱 급격해질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한편 WSJ 21일 중국의 첨단 산업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중국 선전이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WSJ은 "소비자 가전의 중심지인 중국 선전은 이미 저임금 체제를 벗어나 혁신 기술 경쟁 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동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공장들의 일자리 창출 갯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애플의 부품 공급기업인 폭스콘이 최근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전하는 공장 역시 수많은 자동화 설비로 채워질 뿐 실제 고용 인력은 얼마되지 않을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북경대학교 금융 교수인 크리스토퍼 발딩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지는 일자리는 1000개의 로봇을 감독하는 일자리 같은 것이 될 것이다"면서 "이는 컴퓨터 전공자들을 위한 일자리지 트럼프에게 투표한 이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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