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컬트레이너 고남기 "지금의 SM-YG-JYP처럼 대형 기획사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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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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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트레이너 고남기 [사진=고남기 본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우리가 바라보는 스타들. 그들이 완벽한 프로로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반짝 스타’들 역시 온전히 혼자서 해내지는 못할 터. 특히 춤과 노래로 대중들 앞에 서는 가수들은 데뷔 이후에도 끊임없이 트레이닝을 받고 노력한다. 그 노력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많은데, 이 사람 역시 그들의 숨은 조력자 중 한 명이다. 바로 보컬트레이너 고남기다. 현재 루프뮤직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이자, 남서울 예술종합학교 외래교수,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 보컬트레이너 팀 ‘팀 웨이브’를 이끌고 있다. 또 현재는 걸그룹 마틸다의 보컬트레이너로 활약하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름 앞에 여러 직업이 따라 붙는 고남기를 ‘아주경제’가 만났다. 보컬트레이너로서의 자부심과 철학,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팀 웨이브’라는 두 명의 보컬 트레이너팀으로 활약 중인 고남기입니다. 기존 트레이너들은 보통 혼자 활동을 하는데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분야를 나눠서 김중협이라는 분과 분야를 나눠서 팀을 꾸려 아이돌 그룹과 인디뮤지션들, 그리고 전공생과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하고 있습니다.

Q. 보컬트레이너 팀이라는 게 굉장히 생소해요.
- 보컬트레이닝이라는 게 호흡이나 발성 같은 게 있고 자세나 리듬 퍼포먼스와 현재 트렌드에 맞추는 톤에 대한 변화들이 있는데 김중협 선생님은 발성이나 호흡, 기본기를 가르친다면 저는 퍼포먼스와 리듬감과 트렌드에 맞는 색깔을 입혀주고 있습니다.

Q. ‘2016 자랑스런 인물대상’에서 음악교육부분 대상을 수상했더라고요.
- 제가 남서울예술종합학교 실용음악과에서 보컬 강의를 하고 있어요. 매체 주관으로 하는 시상식인데 각 분야별로 시상을 하고 교육 부분도 있는데 이사장님의 추천으로 제가 받게 됐습니다. (웃음) 국회에 가서 직접 받았어요. 다른 훌륭하신 교수님들도 많으신데 제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있고요. 제가 아마 보컬 트레이닝과 관련한 책을 출판해서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Q. 현재 걸그룹 마틸다 보컬 트레이너를 하고 계신데 어떤가요.
- 김범수나 박효신 같은 완성형 보컬리스트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 분들은 트레이닝을 받을 이유가 없는 완벽한 분들이죠. 그럼에도 그분들 역시 자신이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시지 않을거에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트레이닝은 필요한거죠. 유명한 가수들은 트레이닝을 안 받지만, 아이돌이나 데뷔를 하는 걸그룹이나 연습생들은 트레이닝을 많이 받아요. 마틸다 친구들도 데뷔한지 오래된 건 아니지만 열심히 잘 따라오고 있어요.(웃음)

Q. 보컬트레이너로서 철칙같은 게 있다면요?
- 저도 무대에서 노래를 했던 사람인데, 어느 순간 성대보다 귀가 더 좋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보컬 트레이너로 전향을 하게 됐습니다. 한 6년 정도 됐네요. (웃음) 누군가를 가르쳐보면서 트레이닝에 대한 철학이 생기는데, 처음엔 트레이닝을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했는데 음악이라는 게 예술이라서 어느 정도 기점에 도달하면 한계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일반인들은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노래를 하는데 기술적으로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한계가 와서 더 이상 가질 못하죠. 좋은 트레이너는 기술과 예술이 50%씩 적절히 섞여야 좋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예술성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게 저만의 트레이닝 철학입니다.

Q. 그럼 처음 노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제 고향이 충분 제천인데 고1~2때 음악을 하고 싶어도 그 곳엔 학원도 없고 노래를 가르쳐주는 곳도 없었죠. 그래서 기타부터 배워보자는 생각에 딱 한군데 있는 실용음악 학원으로 갔죠. 그때 다녔던 학원 원장님께서 스티브 레이본이라는 천재 기타리스트의 영상을 보여주시는데 노래도 같이 하더라고요. 저도 그 모습을 보고 기타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원장님께서 그때 보컬 선생님을 제게 소개시켜주셨죠. 그 분께 제가 처음으로 노래를 배웠고 2년 정도 그 분께 배웠어요. 굉장히 호되게 가르치셨던 기억이 있어요. 충남 공주까지 제가 기차를 타고 가서 배우러 다녔는데 늘 전날에는 ‘혼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며 기차탔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그래도 그 선생님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Q. 노래를 꾸준히 배우셨는데 왜 가수가 아닌 보컬트레이너가 되셨나요.
- 가수라고 하면 퍼포먼스 가수가 있고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가 있잖아요. 저는 가창력으로 승부를 봐야했죠.(웃음) 그런데 어느 순간 ‘노래는 김범수처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부딪히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타고난 끼는 없었지만 연습으로 커버했던 스타일이거든요. 그게 잘 안되는 날이 오더라고요. 그때 가수보다는 보컬 트레이너가 돼야 겠다는 생각을 했죠.

Q. 보컬트레이너를 하면서 가장 보람될 때와 가장 가슴 아플 때는 언제인가요.
- 아무래도 연습생이든 일반인이든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변화된 과정이 보이는데 그 부분에서 희열을 느껴요. 물론, 잘 따라오다가 현실에 부딪혀 넘어지는 친구들을 볼 때면 좀 속상할 때도 있지만요. 타고난 성대가 없어도 열심히 하는 친구는 배움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우리의 트레이닝이 기운이 될 수 있단 생각을 해요. 열심히 하고 그에 따른 걸 가르쳐주는 거죠. 자질이 없는 친구에게 음악을 하지 말라는 권리는 없거든요. 조언은 해줄 수 있겠지만요. 그런 부분에선 제게 배우는 친구들이 현실에 부딪혀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게 가슴 아플 때가 많아요. 실력적으로 늘면 트레이너로서 희열도 느끼고 좋지만, 또 그런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픈게 더 큰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트레이너로서 노래 잘하는 비법 딱 하나만 공개해주신다면?
- 음..노래는 말하는 것과 똑같다 생각하시면 돼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노래에요. 일반인들은 노래를 해야한다는 것에 위축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노래를 못해요. 말이 아닌 음계를 섞어서 예술적으로 표현해내는 게 노래인데 말하는 것에 대해 편하게 말하듯 음계를 직감적으로 인지하면 일반인들도 노래를 하는 게 두렵지 않고 편하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죠. 노래하는 자세는 그 후에 일인거고요. 노래를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요?
- 지금은 제가 트레이너지만 사실 가수 제작도 해요. 인디뮤지션을 제작하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대표기도 해요. 꿈은 SM, YG, JYP처럼 대형기획사로 키우는 거죠.(웃음) 직접 프로듀싱하고 트레이닝해서 가수를 키워보고 싶어요. 현재는 직원 세 명에 저까지 네 명이서 움직이고 있는데 투자를 받는 회사도 아니라 쉽진 않겠지만 조금씩 힘닿는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내년 4월에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음원은 이미 나와 있고요. 가수만 찾으면 돼요. 조금씩 열심히 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Q.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저와 함께 팀웨이브로 활동하고 있는 김중협 교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사실 그 친구가 저와 친한 동생이거든요. 10년을 넘어서 형-동생하는 사이인데 같은 팀을 하면서 제가 많이 도움도 받았어요. 음악이나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요. 그래서 함께 팀을 잘 이끌어 나갔으면 해요. 대한민국 최초의 보컬 트레이너 팀. ‘팀 웨이브’를 앞으로도 함께 의지해서 큰 목표를 향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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