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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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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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내놓은 선거 구호다. 당시 클린턴은 800만 일자리 창출을 앞세워 승리했다.

2016년 12월 지금도 문제는 경제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고 있다. 충격적인 국정농단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민 대다수가 화병에 걸릴 지경이다.

정부와 국회도 마비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제외한 정책은 안중에도 없다. 경제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 구경'이다. 모든 관심이 대통령에게 쏠려있는 동안 대한민국 경제는 갈수록 곪아가고 있다. 움츠러든 소비와 투자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금융시장도 어는 곳 하나 성한 데가 없다.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있고, 채권시장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초토화됐다. 역대 최대로 불어난 가계부채 탓에 중산층 붕괴 우려마저 나온다.

이미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다. 기업실적 부진과 구조조정 한파로 10월 실업률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은 역대 최대 수준인 13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소득이나 임금 상승률은 정체됐으나, 가계부채 상승률은 10%에 달한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가 안아야 할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1970선으로 후퇴했고, 코스닥도 580선까지 밀렸다. 대내적으로 정치적인 불안감만 커지고 있을 뿐 호재는 나오지 않는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후 달러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 개헌안도 이를 더욱 부추긴다. 이번 개헌안은 마테오 렌치 총리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이 짙다. 개헌이 불발될 경우 이탈렉시트(이탈리아 유럽연합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충격은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때보다도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갈수록 더 걱정이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 초반에 그치거나,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경제부총리마저 공백 상태다.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당에 사령탑 부재는 되돌리기 힘든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생계까지 무너진다면 광화문 촛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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