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실질소득 또 다시 감소…소비성향 3분기 기준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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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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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추이 [그래픽제공 = 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과 지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화된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득이 늘지 못하면서 대다수 가계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허리띠를 졸라맸다.

또한 고소득층 소득은 증가했지만 저소득층은 큰폭 감소해 소득불평등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7∼9월 가구당(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했다.

가구당 소득 증가율은 작년 3분기(0.7%) 이후 5분기 연속으로 1%를 밑돌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득은 오히려 0.1% 감소했다.

실질 소득은 작년 3분기 증가율 0%를 기록한 뒤 4분기 -0.2%, 올 1분기 -0.2%, 2분기 0.0%로 이어지며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분기별 실질소득을 원단위까지 따져보면 5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쟁이들의 근로소득은 1.9%,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은 1.1% 증가했다.

이전소득(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주는 소득)도 0.4% 늘었다.

그러나 이자소득 등이 줄면서 재산소득이 31.9% 급감했다.

소득 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7만9000원으로 0.7% 늘었다. 실질 소비지출은 0.1% 줄면서 3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비소비지출은 83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사회보험 가입자와 보험료가 늘면서 사회보험(3.9%)과 연금(5.5%) 지출이 증가했고 경상조세도 3.3% 늘었다. 가구간이전지출(5.1%)과 이자비용(3.6%)은 줄었다.

가계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분기 월평균 360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0.7% 늘었다.

3분기 소비성향은 71.5%로 작년 같은기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가처분소득 기준)가 71만5000원만 쓰고 나머지 28만5000원을 비축해 뒀다는 의미다.

가처분소득 중 소비하지 않고 쌓아두는 돈인 흑자액은 102만8000원으로 0.8% 증가했다.

소비지출을 비목별로 보면 가구는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에 월평균 12만3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액은 1년 전보다 18.4% 늘어난 것으로, 12대 비목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폭염 등의 영향으로 에어컨 등 가전 및 가정용기기 지출이 48.6% 증가한 영향이 컸다.

보험료 지출 증가세에 힘입어 기타 상품 및 서비스 지출(21만5000원)도 7.1% 늘었다.

음식·숙박 지출도 1.3% 증가한 월평균 36만1000원이었다.

주거·수도·광열(24만3000원)은 0.6% 증가했다.

전기요금 등 주거용 연료비가 4.9%, 실제 주거비가 5.0% 늘어난 탓이다.

전기요금의 경우 7∼9월 한시 인하 조치가 있었음에도 냉방을 많이 하다 보니 가구의 전기소비량이 늘며 덩달아 증가했다.

이외에 의류·신발(13만3천원)은 1.0% 늘어 2014년 3분기(2.9%) 이후 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가구의 지출은 교육(32만9천원)에서 1.3%, 오락·문화(16만원)에서 0.8% 증가했다.

반면 보건(17만원)은 가장 큰 폭인 3.8% 줄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에는 3.2% 감소한 월평균 36만8000원을 지출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폭염으로 일부 채소 가격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3분기 자체로 보면 일부 과일 가격, 곡물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가 줄면서 교통비 지출(30만원)도 2.2% 감소했다.

주류·담배 지출은 3만6000원으로 1.1% 준 것으로 집계됐다.

주류(1만4000원), 담배(2만2000원) 지출이 각각 1.7%, 0.8%씩 줄었다.

통신 소비지출은 2.3% 감소한 매달 14만2000원이었다.

한편, 올해 3분기 빈부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분기(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1분위 소득이 줄어든 것은 경기 불황으로 일용직 수가 줄고 영세자영업 경기도 나빠지면서 근로·사업소득이 각각 12.4%와 12.5%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던 임시일용직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7만8000명, 6만5000명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올해 3분기 5만1000명 늘어나 영세자영업자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소득은 854만원5000원으로 2.4% 늘어나 대비를 이뤘다.

5분위의 사업소득은 6.4% 줄었지만 근로소득이 6.9%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4.81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46)보다 올라갔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득 5분위 배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기초 연금 상승 효과가 줄고 소득이 낮은 고령 인구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1·2분위는 소득이 줄었고 3·4·5분기는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은 소득과 마찬가지로 1·2분위는 감소했고 3·4·5분위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1분위는 의류·신발(1.3%) 등 지출이 증가한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3.0%), 교통(-12.3%), 오락·문화(-6.2%) 등은 감소했다.

5분위는 식료품·비주류음료(-3.1%), 주류·담배(-3.1%) 등의 지출이 줄었고, 오락·문화(4.8%), 의류·신발(2.3%) 등은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5분위가 가장 큰 폭(2.8%)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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