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 결승전 29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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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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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 예선전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평소 경주마들이 상용하는 출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 최고의 괴력남들이 아내를 둘러업는다. 스타트를 알리는 총성에 맞춰 100m 트랙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일심동체가 된 부부 선수들은 모래주로를 헤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면 감격을 누린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고중환)은 남편들이 아내를 업고 경주마가 질주하는 경주로를 힘껏 달리는 '짐승남을 찾아라-렛츠런파크 부경 馬2런'결승전을 오는 29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TV 오락 프로그램의 한 장면 같지만,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치열한 경주다. 지난 10월 1일부터 4주 동안 1,000여 명이 참가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커플 42팀이 출전해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한 이색 광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회 타이틀은 '아내업고 달리기'이지만 참가 남녀는 꼭 부부가 아니어도 되며, 만 19세 이상의 남녀 커플이라면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다. 남자가 여자를 업고 10cm 깊이의 모래 주로 100m 구간을 질주하여,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팀이 우승하는 구조다.

▶ ‘아내업고 달리기(Wife Carrying World Championships)’ 대회는?

핀란드에서 처음 시작된 '아내 업고 달리기'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색 달리기 대회 중 하나로 참가자들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한다. 핀란드 동부 손카야르비 지역에서 매년 초여름이면 열리는데, 그 유래는 핀란드 출신의 전설적인 도둑 '론카이넨'의 전설에서 찾을 수 있다.

'론카이넨'은 자신의 도적집단에 들고자 하는 이에게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진 채로 장애물을 넘도록 훈련시킨 뒤 이러한 훈련을 바탕으로 이웃 마을의 여성들을 약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2년 핀란드에서 처음 시작돼 이색 대회로 각광 받았으며, 지금은 영국, 미국 등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대회 우승을 위해 아내를 등에 업거나, 아예 거꾸로 둘러업는 자세, 목에 두르는 자세 등 다채로운 자세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끄는 자세는 에스토니아 출신 부부가 처음 선보인 '에스토니안식 업기' 자세다. 이들은 이 자세로 8년간 이 대회에서 연속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내가 남편의 목에 다리를 걸고 거꾸로 업히는 자세로, 기예에 가까운 자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세로 경기에 참여하는 팀이 가장 많다.

▶ 한국판 ‘아내업고 달리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원조 대회와 우리나라 대회의 가장 큰 차이는 경기가 펼쳐지는 '주로'다. 핀란드, 북미의 경우 허들, 물웅덩이, 모래 언덕 등 다양한 장애물이 설치된 주로를 별도로 설치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마 경주가 펼쳐지는 경주로에서 대회가 진행한다.

주로 상에 장애물이 없어서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접어두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우리나라 대회만의 특별함을 살리기 위해 이번 대회에 경마 시스템을 적용했다. 실감나는 경주 구현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경주 전후로 참가자의 몸무게를 측정하는 '전검량', '후검량' 단계를 도입했으며, 결승선 통과 순위를 판정할 때에는 사내 방송카메라를 이용해 슬로모션 비디오를 분석하기도 했다. 경주로 바로 옆에는 응급구조 차량도 배치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까지 철저히 대비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황용규 경마팀장은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경주로에서 아내를 업고 달리는 재미있는 대회를 이번에 처음 개최한다"며 "이번 대회는 경마제도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부부애를 과시하면서 가을의 정취까지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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