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추종연 아르헨티나 주재 대사...아르헨티나의 풍부한 먹거리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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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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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종연 주아르헨티나 대사. [사진제공= 외교부]


아르헨티나 가정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수 리터들이 플라스틱 통에 담긴 꿀을 아낌없이 푹푹 떠서 넣는다. 꿀을 아껴 고급음식이나 차에 조금씩 넣는 데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르헨티나에 와서 이 모습을 보고 놀란다.

시장에서는 200리터들이 드럼통에 담긴 꿀을 작은 플라스틱 통에 따라서 팔기도 한다. 아르헨티나는 연간 6만 톤의 꿀을 생산하는 세계 3위 생산국이다.

이 나라는 땅도 넓을 뿐만 아니라 기후나 생태계도 다양하여 꿀의 맛도 지방별로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정작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1인당 꿀 소비는 200그램밖에 안 된다. 따라서 생산량의 95%를 수출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우리 동포 2가구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토종 양봉기술을 사용하여 양질의 꿀과 로열젤리를 생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년에 약 1억2000만톤의 곡물을 생산하는 세계 곡물창고의 하나다. 2015년에 대두(콩) 6139만톤, 밀 1393만톤 그리고 옥수수 3381만톤을 생산했다.

이외에도 쌀, 수수 및 보리를 수백만톤씩 생산한다. 국토면적의 1/7만을 곡물경작에 사용하는 데도 그렇다. 아르헨티나는 앞으로도 곡물생산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중의 하나다.

팜파스 대초원을 가진 아르헨티나는 우리에게 동경의 땅이다. 이 나라에 농업이민에 성공한 우리 동포가 있다. 이창호 씨는 2000 헥타르의 새마을농장에서 매년 1만톤의 벼를 생산하는 대농(大農)이다.

35년 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 북동쪽으로 650Km 떨어진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한국청년의 도전이 반백의 머리와 함께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아르헨티나는 부지런한 우리 젊은이들을 더 필요로 한다.

지난 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1인당 59Kg의 소고기를 소비하여 세계1위 소고기 소비국자리를 지켰다. 한때 100Kg까지 소비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한인 이민자들이 50년 전 이 땅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주말이면 온 나라가 소고기 굽는 연기로 가득했다고 한다.

또한 누군가 배가 고파서 들판에서 남의 소를 잡아먹고도 가죽을 남겨두기만 하면 도둑으로 취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도매시장에서 살아있는 소의 가격은 평균 1Kg당 1.6달러 정도로 한우에 비해 10배 정도 싸다. 콩 재배 확대로 목축이 축소되긴 하였지만 지금도 이곳에서는 5000만 두 이상 사육된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것은 아르헨티나에서도 옥수수를 먹여 단기간에 비육을 한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 올리브는 살이 많고 고소하여 그 열매나 기름이 음식재료로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라 리오하(La Rioja) 주(州)는 아르헨티나 최대 올리브 생산지로 토속품종인 아라우꼬(Arauco) 종(種)이 많이 재배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올리브는 말벡(Malbec) 포도주와 더불어 국민들의 자존심이다.

아르헨티나가 세계10대 올리브 생산국이 된 것은 올리브농가에 대한 정부의 세금혜택 때문이다. 식민지 시절 종주국인 스페인이 올리브 독점을 위해 신대륙의 올리브나무를 모두 불태운 적이 있다고 한다.

2000년을 산다는 올리브나무의 열매는 역설적으로 수확 후 24시간 이내 산화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즉시 가공해야 한다.

올리브유는 웰빙 식품으로 요즈음 한국에서도 소비가 늘고 있다. 올리브유나 가공된 열매 모두 가장 최근에 생산된 게 좋으며 2년 이내에 소비를 권장한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 터키 및 남아공과 함께 리몬(limon)생산 중심국이다. 레몬을 스페인어로 리몬이라고 한다.

아르헨티나는 연간 150만톤의 리몬을 생산하며 95%를 수출한다. 뚜꾸만(Tucuman) 주(州)가 아르헨티나 리몬 생산의 메카로 전체 생산량의 90%가 이곳에서 나온다.

뚜꾸만에서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리몬 밭이다. 리몬은 생과 그대로 판매되기도 하고 농축액이나 리몬기름 또는 건조리몬껍질로 가공되기도 한다.

리몬 선별 및 가공과정이 모두 자동화되어 있으며 특히 리몬껍질에서 나오는 리몬기름은 음식재료, 향수, 의약품 등에 두루 쓰인다.

아르헨티나는 리몬수출로 매년 6억불을 벌어들인다. 리몬은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어 경기에 큰 흐름을 타지 않고 소비가 꾸준히 이루어진다고 한다.

리몬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영양만점이고 자연항생제나 소독제 역할도 한다. 아르헨티나는 풍요로운 먹거리의 나라다.

매년 1500만톤의 곡물을 수입해야하는 우리에게는 식량안보 파트너이며,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기회와 도전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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