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71년 ‘염소의 저주’ 풀다…108년만의 WS 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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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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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만에 '염소의 저주'를 풀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시카고 컵스의 환호.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1945년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 당시 디트로이트와 월드시리즈 4차전을 벌인 컵스는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에 가족처럼 여긴 염소의 티켓까지 구매해 데리고 온 열렬한 컵스 팬인 빌리 시아니스가 주위 관중들이 냄새가 난다고 항의해 쫓겨났다. 시아니스는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붓고 떠났다.

컵스는 그해 월드시리즈 3승4패로 우승컵을 들지 못했고, 이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또 1908년 이후 100년이 훌쩍 넘도록 월드시리즈 우승도 못했다. 이를 두고 ‘염소의 저주’로 불렸다. ‘염소의 저주’는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 내린 저주로 불린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 이후 지독하게 풀리지 않은 저주다. 보스턴은 2004년 월드시리즈 제패로 86년 만에 저주에서 벗어났다.

컵스가 71년 만에 ‘염소의 저주’를 풀었다. 1945년 이후 월드시리즈 진출한 컵스는 1908년 우승 이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제패에 도전한다. 상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컵스는 23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나선 LA 다저스를 5-0으로 완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컵스는 시리즈 1차전 승리 후 내리 2연패를 당해 ‘염소의 저주’를 다시 떠올렸으나 내리 2연승을 거두며 지독했던 저주를 풀고 마침내 웃었다.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또 고비를 넘지 못해 28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컵스는 다저스 에이스 커쇼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몰아쳤다. 컵스는 1회말 선두타자 덱스터 파울러가 2루타로 기회를 만든 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무사 2, 3루 찬스에서 벤 조브리스트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보태 2-0으로 앞섰다.

기선을 제압한 컵스는 2회말 2사 2루에서 파울러의 좌전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난 뒤 4회말 윌슨 콘트라레스의 쐐기 솔로 홈런으로 다저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5회말 앤서리 리조의 솔로포까지 더해진 컵스는 커쇼를 무너뜨렸다.

컵스 선발 투수 카일 헨드릭스는 7⅓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아롤디스 채프먼이 1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 월드리시리즈 진출 축포를 터뜨렸다.

이날 다저스는 커쇼가 5이닝 7피안타(2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충격 패를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다저스 타선도 단 2안타 빈공에 시달리며 커쇼의 어깨 짐을 덜어주지 못했다. 

컵스는 오는 26일부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를 치른다. 컵스는 108년만, 클리블랜드는 68년만의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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