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론’ 손학규, 정계복귀 동시에 탈당…대권구도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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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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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예상 깨고 복귀 동시에 탈당…이찬열 등 손학규계도 탈당 움직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복귀를 선언한 뒤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정계복귀와 동시에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걸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정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지 2년 3개월여 만이다.

제3 지대론을 통한 정치권 새판 짜기를 주문한 손 전 대표가 차기 대선을 1년 2개월 앞두고 정계에 복귀함에 따라 대권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계인 이찬열 민주당 의원 등​도 탈당을 시사, 야권발(發) 원심력이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손 전 대표는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선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87년 체제와의 단절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의사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정계복귀와 동시에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걸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정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지 2년 3개월여 만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 孫 복귀, 안보정국이 촉발…제7공화국 천명

손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2년 전 재·보선 패배 후 손 전 대표는 전라남도 강진 토굴에서 칩거, 사실상 2007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펼친 100일 민심대장정을 재연했다.

정치적 변곡점마다 침묵하던 손 전 대표는 지난 4·13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으로부터 강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끝내 탑승을 거부했다. 당시만 해도 야권 내부에선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며 ‘손학규 한계론’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송민순 회고록’ 파동 이후 친노(친노무현)그룹의 좌장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궁지에 몰리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손학규 구원등판’의 명분이 깔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정치경험과 합리적 노선을 유지해온 그의 정치노선이 야권의 ‘불안한 안보 철학’을 상쇄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간 복귀 명분이 없었는데, 안보정국이 명분이 됐다”고 잘라 말했다. 

1997년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꾀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슬로건 ‘경제대통령’과 ‘안정감 있는 후보’의 만남이다. 자신의 저서 핵심인 개헌을 통한 국가대개조·국민통합과 맞물린 지점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1996년 ‘美 대선전략’ 주목받는 이유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대 총선 때 막차를 타지 못한 ‘흘러간 물레방아’의 복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파괴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손학규계 의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흩어진 상황에서 선거의 핵심 변수인 조직력 구축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손 전 대표가 정치권의 ‘헤쳐 모여’를 위한 명분을 독자적인 플레이로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만 68세(1947년생)인 손 전 대표가 정치권 안팎의 ‘올드보이 귀한’, ‘정계은퇴 번복’ 등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선 스스로 중도층 규합을 통한 명분 쌓기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중도개혁세력’ 연대다.

첫 시발점은 ‘지지율 15%’ 달성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무당층은 25%~30% 내외다. 이 중 절반 정도를 흡수할 경우 15%의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손학규발(發) 정계개편이 본격화하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내 손학규계의 이탈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1997년 DJ의 대선 전략이 차기 대선판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클린턴은 선거전략을 짠 딕 모리슨의 조언에 따라 균형예산 공약을 앞세워 중간층 포섭에 나섰다. 1년 뒤 DJ도 시장경제를 앞세운 ‘뉴 DJ플랜’으로 중도층을 끌어안았다. 이 전략을 차용한 손 전 대표는 2011년 4·27 보궐선거 당시 ‘천당 아래 분당’에서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다.

배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12월 말까지 손 전 대표가 지지율 15%를 달성하느냐가 손학규 복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복귀 선언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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