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국경제 길을 잃다]中 경기침체·美 금리인상에 대기업 악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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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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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중소·중견층 두텁게 하는 정책마련 필요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한국경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 강화, 중국경제 부진과 외교갈등, 현대자동차 파업, 삼성 갤럭시7 생산 중단 등 각종 악재 앞에 방향타를 잃은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으로 경제위기를 버텨내는 것과 중소·중견기업층 강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발 악재…글로벌 금융위기 다시오나

한 경제 전문가는 중국이 4년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점쳤다. 일명 '중국 좀비기업(회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정부 또는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파산을 면하고 있는 기업)'의 부채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데다, 수출입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에릭 놀랜드(Erik Norland)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부채비율이 250%에 이르는 상황에도 대출금리가 4%대로 높다"며 "금리를 낮추면 위안화 약세에 따른 글로벌 자금유출과 은행 부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은행 대출의 출자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부채를 기업의 지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로 중국기업의 부채부담은 줄지만, 금융회사의 부담은 커길 전망이다. 중국기업의 부채는 18조원에 육박한다.

중국의 9월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10%, 1.9% 줄었다. 수출의 경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입 감소는 세계의 수요 부진과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13일 중국의 무역지표에서 원자재수입이 감소하자,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의 주가는 4.1% 떨어졌다. 런던 증시의 리오틴토와 BHP 빌리턴도 각각 4.9%, 4.4% 하락했다.

놀랜드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부채가 늘고 있는 것은 세계 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보호무역장벽 강화 변수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장벽 강화'라는 변수는 우리나라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높아졌다. 9월 미국의 수출가격은 0.3% 올라 지난 6개월 중 5차례 상승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년간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하회했으나 올들어 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9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유가 강세에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여타 외부충격은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예컨대 미국의 1년물 국채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간 3조원이 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생산과 수출에는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원화가 1% 절하되면 우리나라에 투자돼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1조원 가량 유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강화되면서 수출길도 막힐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 한국 보호무역 조치 건수는 같은 기간 2573건에서 2797건으로 소폭 증가했다"며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여전히 보호무역 조치 건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연이어 터지는 국내 대기업의 악재

세계경제 위기속에 국내 대기업에 몰아닥친 각종 악재는 한국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든다. 내수경기침체는 물론 '김영란법'의 충격으로 어려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19%, 영업이익으로 보면 상장사의 30%에 육박한다.

삼성과 현대차의 위기로 산업생산과 수출 등의 경제지표는 추락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6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감소했다. 산업생산 지표도 마찬가지다.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회복을 위해 ‘생존’과 '새로운 도약'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재영 고려대 교수는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의 악재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며 "대기업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중소·중견층을 두텁게 하는 정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편제범 숙명여대 교수는 "조선과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업종도 위기를 맞았다"며 "주력 업종에 경도된 한국경제를 분산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다양한 업종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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