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신약개발·해외진출 준비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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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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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업계, 한미약품 악재 딛고 '구슬땀'

  • 유한양행·녹십자·셀트리온 등

  • 희귀병·만성질환 임상3상 진행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거품이 꺼졌다." 한미약품 사태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최근 1년간 큰 관심을 받았던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이 냉정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은 묵묵히 새로운 약 개발에 애쓰고 있다. 일부 신약은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마무리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올리타'의 임상시험 도중 5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감시·관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사망자 발생에도 보건당국이 성급하게 시판 허가를 낸 점도 비판을 받았다. 올리타는 제2상 임상시험만 마무리한 채 임상 3상을 나중에 하는 조건으로 지난 5월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다. 통상 의약품은 임상 3상을 마친 뒤 시판 승인이 이뤄진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상 3상 조건부 허가는 국민 안전은 뒤로 한 채 제약사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위험한 정책"이라며 "식품·의약품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앞장서 국민안전 장치를 없애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부작용 문제로 8500억원대의 올리타 기술수출이 중단된 데 대한 실망감이 컸다.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우려는 제약계 전체로 확산됐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헬스케어 구성 종목인 80여개의 상장 제약사 시가총액은 한미제약 사태가 터지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87조9500억원에서 14일엔 75조6200억원으로 12조원 이상이 날아갔다. 한미약품 주가는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제약산업을 보는 시선이 따가워졌지만 주요 제약사들은 여전히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시판 가능성이 높은 임상 3상은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임상도 활발하다.

신약을 내놓으려면 총 세 번의 임상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로 이뤄지는 임상 1상은 안전성을 알아보는 단계로 정상인을 대상으로 독성시험을 한다. 2상은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와 복용량 등을 살핀다. 시판 마지막 단계인 3상에선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상대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소화불량·만성변비약을 비롯해 당뇨병약, 퇴행성디스크약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고도비만약과 시상하부손상비만약의 임상 2상, 통증약과 희귀병 프레더일리증후군의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에서 헌터증후군약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간문맥고혈압약의 유럽 임상 2상과 전립선비대증의 일본 임상 2상을 각각 시행 중이며, 폐렴약의 해외 임상 3상을 앞둔 상태다.

JW중외제약은 급성골수성백혈병약의 미국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후기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관절염약을, KT&G 계열사인 영진약품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독감 백신은 영국에서 전기 임상 2상을 마친 데 이어 이달 국내에서 후기 2상 승인을 받았다. 메디포스트의 무릎연골결손 치료제 카티스템과 미숙아용 기관지폐이형성증 예방약은 미국에서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한미약품 역시 올리타를 제외한 다른 신약에 대해서는 여전히 국내·외 임상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작년 9월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약은 지난달 미국 등 13개국의 해외 임상 2상을 시작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병약과 얀센에 수출한 비만·당뇨병약은 각각 연내 임상 3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R&D) 역량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며 "좀 더 긴 호흡으로 냉정하게 접근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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