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주민 반발로 진통 불가피…지역갈등·졸속추진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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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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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부지를 변경한 이유는 성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확정된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에서도 사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군 당국은 사드 배치를 졸속으로 추진하고 지역 갈등을 야기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방부는 30일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최종 선정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경상북도와 성주군, 김천시 등을 찾아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지방자치단체에 설명하는 방식으로 사드 배치 부지 선정결과를 발표한 것은 주민들의 반발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만큼 해당 지역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주군의 경우 군 당국의 설명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천시는 강력한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드 배치 후속작업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천은 성주골프장과 인접해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드 레이더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27일부터 사드 성주골프장 배치에 반대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골프장 인근에 성지를 둔 원불교 측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골프장에서 1.9㎞ 떨어진 곳에는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의 생가와 원불교 대각전, 원불당 등이 있다.

성주 여론을 잠재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김천 여론은 악화되면서 군 당국이 지역 간 갈등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반발에 밀려 사드 배치 부지를 변경한 것도 군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3일 사드 성주포대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당시 성주포대 결정 이유에 “사드 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지역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건강과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8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 부지를 성주군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군 당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결국 지난 8월 22일 군 당국이 새로운 부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사드 배치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고 이날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최적지라고 발표하면서 79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군이 애초에 치밀하게 부지를 선정하지 않아 혼란을 가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 안보라는 중대한 사안을 졸속으로 추진해 국민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앞으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지역과의 대화에도 충실히 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필요시 사드 배치 전이나 배치 후 국방부와 주한미군, 지자체 간의 협의체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시민 1만명 "사드 반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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