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을 만나다]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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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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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 젊은 인도 | 좋아요를 삽니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밀린 집안일, TV리모콘과의 손가락 씨름,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주말·휴일엔 '의외로' 할 일이 많아 피곤해지기 일쑤다. 그렇지만 책 한 권만 슬렁슬렁 읽어도 다가오는 한 주가 달라질 수 있다. '주말, 책을 만나다'에서 그런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 한연 옮김 | 민음사 펴냄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 [사진=민음사 제공]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때는 산아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회갑을 성대하게 기념할 만큼 장수를 드문 일로 여겼지만 이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인적자원뿐!이라고 외쳐 온 한국이었기에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져 온 인구 구조 불균형 현상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결혼과 출산은 커녕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진 지금, 우리의 미래를 과연 어떻게 내다봐야 할까? 일본 사회를 도발적으로 들여다봐 온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에 따르면 사랑하는 상대와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일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또한 가족은 국가의 근본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이다. 그런데 오늘날 일본 사회에서는 이런 일들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고, 일본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덩달아 사회 보장 제도와 내수 시장조차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이 멈춰 서고 사회 안전망까지 위태로워진 이 때, 삶이 버거운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그동안 국가는 출산과 육아, 가족 복지의 문제와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해 왔다"고 지적한다. 각 가정과 여성이 과도하게 떠맡고 있는 책임과 의무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감당해 줘야만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타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회 전체적 효과를 도모할 수있는 방법으로 내세운 '보육원 의무 교육화'는 구체적인 대안이다. 이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헤크먼 등이 효용을 입증해 낸 방법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제도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의 어려운 현실은 감안하지 않고 '희망'과 '긍정'만 얘기하는 탁상공론에 신물난다면, 이제 '현실'에 눈을 뜰 때다.

184쪽 | 1만1000원

◆ '젊은 인도' 권기철 지음 | 살림 펴냄
 

'젊은 인도' [사진=살림출판사 제공]


2015년 스마트폰 판매 신장률 103.6%, 인터넷 사용자 세계 2위, 3년 평균 온라인 쇼핑 증가율 68%. 10~24세 인구 수 세계 1위의 '젊은' 국가, 인도를 나타내는 수치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의 모습은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나라' 등에 그칠지 모르지만, 실제 인도는 화성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기술 수준을 나라이자 항공모함을 운영하는 전 세계 4위의 군사 대국이다. 또한 민관협력사업(PPP),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 연 평균 경제 성장률 7.5%, 외환보유고 3400억 달러 보유국이자,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2030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 인도법인에서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던 저자는 인도에 들어온 글로벌 기업들이 그곳을 중심으로 다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자주 봐 왔다. 그래서 그는 '인도에 진출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인도 진출을 디딤돌 삼아 더 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자'는 취지로 책을 써냈다. 인도 현장에서 직접 마케팅을 해본 생생한 경험과 꼼꼼한 인도 고객 분석이 여기에 담겼음은 물론이다. 

저자는 특히 IT와 콘텐츠에 주목한다. 13억 인구의 65%가 35세 이하이며, 평균 나이는 26.7세 그리고 영어에 능통한 인구가 2억3000만이나 되는 나라가 인도이기 때문이다. 전통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게임·음악·영화 콘텐츠를 각자의 방식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인도의 젊은이들을 설사 모른다 하더라도, 매년 30%를 상회하는 IT·콘텐츠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는 왜 이곳이 기회의 땅인지를 방증한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경영서일 수 있지만, 본문 중간중간 '읽을거리'를 삽입해 인문학적 재미를 더했고 관련 사진에 QR코드까지 달아 실제 인도의 모습을 영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끈다. 

480쪽 | 1만8000원

◆ '좋아요를 삽니다' 김대영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좋아요를 삽니다'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한동안 국내 모 전자회사의 마케팅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해당 회사가 새로 출시한 스마트폰의 테두리에 진짜 금(20K)이 도금돼 있었지만, 정작 그 회사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회사가 좋은 기술과 품질을 갖고 있음에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일부 누리꾼들은 마케팅을 대신 해주기까지 했다. 광고에 나오는 초경량 노트북의 무게보다 실제 그것이 더 가볍다는 사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급습한 토네이도에 집은 날아갔는데 이 회사의 냉장고만 멀쩡했다는 후문 등이 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 사례에서 보듯 지금은 소셜이 마케팅보다 힘이 센 시대다. 이 사례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좋아요'와 무한한 '공유'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이 책은 소셜 미디어를 기술적으로 잘 운영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보다 스마트폰, 무선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가 바꿔놓은 소비 심리와 비즈니스 지형도를 세밀하게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명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은 옛말이 됐으며, 소비 심리는 수시로 바뀌고 비즈니스 지형은 재편을 거듭한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된 지금 소비자는 언제든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들이 공유하고 싶은 것은 제품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소셜 미디어 채널 운영만으로 'SNS 마케팅을 잘 한다'고 여기는 것은 오산이다. '좋아요'를 받는 것에도 공감과 진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영혼 없는 이벤트, 일방소통(공지)만 하는 담당 마케터의 댓글들은 변화한 고객 심리와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SNS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를 보여주는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것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시쳇말로 "개나 소나 다 SNS 한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게 된다. 

308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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