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데뷔 30주년' 이승철, 그 어려운 걸 또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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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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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이승철[사진=진엔원뮤직웍스 제공]


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가. 그렇다면 이승철이 가수로 걸어온 시간 동안 강산은 무려 세 번이나 바뀌었다. 한 생명이 태어나 가정을 꾸릴만한 긴 시간 동안 이승철은 국내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승철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줌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라이브 DVD 발매 시사회 겸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감과 지난, 그리고 앞으로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1986년 록 밴드 부활로 데뷔한 이승철은 이후 약 3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군림했다. 오차 없이 정확하게 꽂히는 음색과 넓은 음역대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매년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꼽히고 있다는 점은 이승철이 국내 가요계에서 가진 독보적인 위치를 실감하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깡마른 몸에 어딘가 무뚝뚝한 표정을 하고 있던 반항기 있던 청년 이승철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쉰이 된 그의 얼굴엔 주름이 여러 겹 자리하고 있다.

놀랍게도 그의 목소리는 그대로다. 허스키한 듯 하면서도 날카로운, 여전한 목소리로 그는 매년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이승철은 "콘서트를 거의 주 1회 한다. 그렇게 하는 게 목소리 관리의 비결이다. 2주만 쉬어도 티가 난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가수로서 자리를 지켜온 점이 데뷔 30주년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부활 1집 수록곡 '희야'를 시작으로 이승철의 디스코그래피엔 40여 장의 앨범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잊었니', '마지막 콘서트', '긴 하루',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인연', '네버엔딩 스토리', '그 사람', '손톱이 빠져서', '오늘도 난', '소리쳐', '사랑하나봐', '말리꽃' 등 히트한 노래도 40여 곡에 달한다.

지난 6월엔 자신의 히트곡을 리마스터링한 앨범 '더 골드'를 냈고, 그 전달엔 라이브 앨범 '이승철-더 베스트 라이브(월드투어)'를 냈고, 또 그 전달엔 포미닛, AOA 등 여러 아이돌 그룹들과 작업한 히트곡 제조기 용감한 형제와 함께한 싱글 '일기장'을 발표했으니 데뷔 30주년인 현재까지 그 작업량도 왕성하다. 지난해 5월엔 KBS2 시추에이션 드라마 '프로듀사'의 OST인 '달링'을 가창하기도 했다.

데뷔를 하면 누구나 30주년은 맞지만 30주년에까지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노래적으로는, 큰 부침 없이 꾸준히 활동한 결과 그는 40대에겐 '희야'로 30대에겐 '오늘도 난'으로 20대에겐 '네버엔딩 스토리'로 10대에겐 '달링'으로 기억되게 됐다. 그야말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인 셈이다. 이승철은 간담회에서 "내 공연엔 70대도 온다. 정말 누가 올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사진=진엔원뮤직웍스 제공]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그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이미지를 한국과 융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8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인 '그날에'를 가창한 것이나 지난해 정규앨범 발매를 기념해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대규모 무료 콘서트를 연 점,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투어의 제목을 '무궁화 삼천리'라고 지은 점 등등 이런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하지만 이를 나라와 자신을 연관시켜 티켓, 혹은 앨범을 팔려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비하시키는 건 위험하다. 독도에서 발표한 '그날에'의 음원은 무료로 배포됐고 지난해 평화의 문에서 열린 콘서트 역시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이 현장을 포털 사이트로 생중계해 공연장을 찾지 못 한 이들까지 자신의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통 큰 행보도 보였다.

이승철이 '애국'이라는 코드와 자신을 연결시키는 건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아닌 그의 앞으로 '음악적 행보' 그 자체를 상징한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도 "30년간 노래를 하고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그 동안에는 이승철 개인의 콘서트를 열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줬다면 30주년을 맞은 현재는 내 공연을 못 본 분들, 내 노래를 사랑해 준 분들을 찾아가야겠다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찾아가서 무료 콘서트도 열 생각이다. 앞으로 30년 동안은 내가 팬들을 찾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K팝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런 시기에 대한민국에서 30년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고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음악인으로서 이승철이 가진 책임감과 사랑의 무게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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