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르포] '변경지침안' 공개된 한남뉴타운 가보니..."이러려고 3~4년을 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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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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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협, “조합 추가 부담률 2억~3억원 늘어날 전망”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이 공개된 한남재정비촉진 5구역 전망.[사진=오진주 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서울시에서 뭘 검토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심한 흔적도 없고 바뀐 것도 없습니다.”

한남뉴타운 5구역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년 동안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기다린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7일 서울시가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을 내놓았지만 5구역에선 재개발 사업 지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6일 찾은 한남뉴타운 5구역은 골목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할머니들만이 눈에 띌 뿐 적막감이 흘렀다. 서빙고로를 따라 양쪽을 늘어선 공인중개업소 유리벽에는 ‘재개발 문의’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서빙고를 따라 약 300m 정도 이어진 낮은 언덕으로 시선을 돌리면 끝엔 푸르지오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벽면 페인트가 벗겨진 이곳의 빌라와 대조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시는 지난 7일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을 용산구청과 재개발 조합에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구역별 새 개발계획에 들어갈 예정이다. 변경지침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남지역의 구릉지형을 과도하게 개발하는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변경지침안에선 ‘김유신 장군 사당, 계단장, 서빙고 부군당 등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 자산을 존치·보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5구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문화재 보존은 이미 예상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2년 동안 괜히 기다렸다’고 주장한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개발 구역 문화재를 건드릴 수 없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구릉지역 개발 제한에 대해서도 5구역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변경지침안에 따르면 5구역에 들어선 예정이었던 50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는 지을 수 없게 됐다. 한남지구에 ‘남산 소월길 해발고도 90m 이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구역은 구릉을 살리면 더 좋은 단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협의회 측도 불만이 많다. 협의회 관계자는 “사업인가까지 받으려면 3~4년은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며 조합원 부담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부담금이 2억~3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시의 무반응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협의회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은 2009년에 말소됐다”며 “‘한남재정비촉진구역’으로 이름으로 바꿔 13년 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주민들의 사유 재산을 침해하고 있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8월 초 서울시는 한남뉴타운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고 재개발 방향을 확정했다. 지난해 한남뉴타운 3구역은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나 시에서 재검토에 들어가며 심의가 전면 보류된 상태였다. 이후 지난달 말 시는 한남뉴타운과 관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가이드라인이 완성되자 5구역은 상승세를 탔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월엔 거래가 많았다”며 “5구역 빌라의 33㎡(10평) 대지지분이 5억~6억원까지 호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독주택은 3.3㎡당 3000만~3500만원 정도를 호가하기도 했다”며 당시 열기를 전했다. 하지만 9월 들어 문의 전화가 잠잠하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공인중개업소들은 5구역은 사업성이 좋아 손해가 크다고 주장한다. 5구역은 3구역 보다 매물은 적지만 일반분양이 많아 인기가 좋다는 것이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예를 들어 5구역에 2500세대가 공급되면 3구역은 5000세대가 공급된다”며 “세대수가 두 배 넘게 차이 나는데 일반분양은 5구역이 3구역보다 세 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한남뉴타운의 역사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남동 일대는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1만2000여 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작년 8월 서울시가 용산구청에 ‘3구역 조합이 제출한 건축심의안을 시 건축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을 보류한다’고 통보하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그리고 올해 8월 초 서울시가 한남뉴타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재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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