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항저우의 향긋한 맛,‘항방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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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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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새우찜(抹茶焗大蝦)[사진=항저우시 관광위원회 제공]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항저우(杭州)의 음식 문화는 오래된 역사와 자연의 풍미를 자랑한다. 또한 각 지역 음식의 장점을 두루 받아들인 요리이기도 하다. 항저우 요리는‘항방차이(杭幫菜)’라고 불리며 닝보(寧波)요리, 사오싱(紹興)요리와 함께 중국의 지역별 8대 요리 중 하나인 ‘저장(浙江)요리’에 속한다. 신선한 제철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들며, 오랫동안 이어져 온 자신만의 고유한 향이 그윽하고, 산뜻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항방차이는 짠맛 위주에 달달한 맛이 조금 섞여 있지만 쑤저우(蘇州)요리처럼 매우 달거나, 상하이(上海)요리처럼 간이 강하지 않아 누구든지 쉽게 즐길 수 있다.

항방차이는 ‘후상(湖上)’과 ‘청상(城廂)’ 두 갈래로 나뉜다. 후상은 물고기나 새우, 날짐승을 주재료로 쓰며 생으로 볶거나 푹 삶고, 아니면 살짝 데쳐 양념을 끼얹는 조리법 등이 많이 활용된다. 담백하고 상큼하며 바삭거리면서 연한 맛이 특징이며, 재료 특유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청상은 육류를 재료로 많이 쓴다. 찌고, 걸쭉하게 끓이고, 튀기고, 센 불에 익히는 조리법이 발달했다. 살짝 기름지고 걸쭉하면서도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신선하고 짭조름한 맛에 중점을 둔다.
항저우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문화의 도시로서 예부터 뛰어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 이 때문에 각각의 요리마다 황제와 재상에서 장군과 백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연원이 담겨 있다.
 

룽징샤런(龍井蝦仁)[사진=항저우시 관광위원회 제공]


룽징샤런(龍井蝦仁): 청나라 건륭제(AD 1711-1799년)가 항저우에서 비밀행차를 하던 중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식당에 들렀다. 건륭제는 종업원을 불러 자신이 구한 용정차(龍井茶) 잎을 주며 차를 타오라고 했는데, 건륭제가 속안에 입은 용포(龍袍) 자락을 보게 된 종업원은 주인에게 달려가 황제의 행차를 알렸다. 그러자 마침 샤런(蝦仁·새우)요리를 하고 있던 주인은 당황하여 종업원의 손에 들려 있던 용정찻잎을 다진 파로 착각하고 솥 속에 뿌려버렸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요리의 색깔이 더 선명해지고 맛에 독특한 풍미가 더해져 건륭제의 호평을 받았다. 그 뒤로 룽징샤런은 항저우의 이름난 요리로 지금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시후추위(西湖醋魚)[사진=항저우시 관광위원회 제공]


시후추위(西湖醋魚): 옛날 시후(西湖·서호)에서 송(宋)씨 형제가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날 송씨 부인의 미모에 반한 현지의 탐관오리 조(趙)씨가 계략을 짜 그녀의 남편을 죽여버린다. 송씨의 동생은 이를 관아에 고소해 복수하려 했지만 돌아온 것은 매질뿐이었다.
송씨 부인은 시동생에게 도망을 가라면서 이 수모를 잊지 말라는 뜻으로 배웅길에 설탕과 식초로 만든 물고기 요리를 만들어 먹였다. 설탕은 지난날의 달콤한 기억, 식초는 자신들처럼 고통받는 백성들의 괴로움을 뜻한다.

훗날 벼슬길에 오른 동생은 항저우로 돌아와 탐관오리 조씨를 벌하지만, 이미 피신한 송씨 부인을 찾을 수 없었다. 얼마 후 한 연회에서 우연히 물고기 요리를 먹은 동생은 그것이 자신이 고향을 떠나기 전 형수가 만들어 준 요리와 같은 맛이 난다는 것을 알게됐다. 수소문 끝에 요리를 만든 형수를 찾게 된다. 동생이 떠난 후 송씨 부인은 탐관오리의 괴롭힘을 피해 이름을 숨기고 관아의 주방 시종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쑹싸오위겅(宋嫂鱼羹)[사진=항저우시 관광위원회 제공]


쑹싸오위겅(宋嫂鱼羹): 남송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요리다. 시원한 국물과 부드러운 맛으로 게살수프에 비견된다. 게다가 송 고종 조구(趙構)(AD 1107-1187년)의 극찬을 받은 뒤로 항저우 지역에서 더욱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쑹싸오위겅은 신선한 농어살에 잘게 다진 돼지 넓적다리살, 죽순, 버섯을 넣어 만든다. 윤기가 흐르고 연한 맛이 특징이다.‘게죽보다 맛있는 죽’이라는 의미로‘새해갱(賽蟹羹)’이라 불리기도 한다.
 

둥포러우(東坡肉·동파육)[사진=항저우시 관광위원회 제공]


둥포러우(東坡肉·동파육): 송나라(북송) 철종 원우(元祐) 5년(AD 1090년), 문인이자 정치가였던 소식(蘇軾·소동파)이 항저우에서 벼슬을 할 당시 큰 홍수가 났다. 빠르게 조치를 취한 덕에 백성들은 수해를 면했다. 소식은 인부들을 동원해 시후(西湖)를 준설하고 제방을 쌓고 교량을 건설하는 등 시후를 새롭게 정비했다. 소식이 행한 일에 감격한 항저우 백성들은 소식이 간장으로 양념을 한 볶은 돼지고기 요리인 ‘훙사오러우(紅燒肉)’를 가장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에게 돼지고기를 바쳤다. 소식은 가솔들에게 돼지고기를 네모나게 썰어 익힌 뒤 시후 준설공사에 참여했던 인부들에게 먹이라 했다. 바삭하고 향긋한 맛과 소식의 마음에 감동한 인부들은 그 요리를 ‘소동파의 고기’란 뜻의 ‘둥포러우’라 부르기 시작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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