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인간세상의 ‘천당’ 항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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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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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호추월[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저장(浙江)성 북동쪽에 위치한 항저우(杭州)는 2200년 전 진(秦)나라가 이 곳에 현(縣) 정부 소재지를 설치한 이후 오대십국의 오월국과 남송 왕조의 수도이기도 했던 유서 깊은 도시다.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이라는 말처럼 ‘인간 세계의 천당’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산(山), 천(泉), 호(湖), 교(橋), 탑(塔), 사(寺)가 모두 있고 다채로운 풍경이 가득하다. 서호(西湖) 주변은 도시와 공원의 뚜렷한 경계가 없고 무성한 식물과 각양각색의 작은 점포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어디를 가나 대자연의 푸른 녹색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도시에서 멀리 떨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항저우의 매력이다.
 

양제경행(楊堤景行)[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항저우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봄에는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소제(蘇堤) 제방을 걸으면서 꽃을 구경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날은 덥지만 작열하는 태양 아래 만발한 서호의 연꽃을 볼 수 있다. 하늘은 높고 날은 서늘한 가을에는 계수나무꽃 향기가 십리까지 퍼진다. 낮에는 전당(錢塘)의 파도를 보고 밤에는 호숫가에서 달을 감상할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매화가 앞다퉈 피어 매화 감상의 3대 성지인 고산(孤山), 영봉(靈峰), 초산(超山)에서 매화를 감상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서호 10경(西湖十景)’ 중 하나인 단교(斷橋)의 잔설도 이 때가 가장 아름답다.

자연과 도시의 조화

항저우는 산이 고요하고 물이 수려하며 사람이 아름답다. 곳곳에서 시적 정취가 풍기며 아름다움으로 가득해 마치 학자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강남의 소녀’ 같다.

항저우시 서쪽은 산이 많고 중심은 서호에 둘러싸여 있다. 호수 주변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있다. 목련이 지고 나면 복숭아꽃이 피고, 새벽 이슬이 반짝반짝 빛난다. 봄이면 눈을 두는 곳마다 온통 푸르른 녹색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한마디로 항저우 여행은 대부분 유쾌하다. 길가에는 여행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도, 여행사 광고지를 들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도시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천당’에서 태어난 항저우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도시를 가득 메운 외지 여행객에 습관이 됐기 때문에 이상한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뇌봉석조(雷峰夕照)[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항저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보통 서호와 서계(西溪)습지를 꼭 찾는다. 그 중에서도 서호는 꼭 둘러봐야 하는 곳이다. 항저우 서호는 1산(고산), 2탑(뇌봉탑(雷峰塔), 보숙탑(保俶塔)), 3제(堤, 소제, 백제(白堤), 양공제(楊公堤)), 3도(島, 완공돈(阮公墩), 호심정(湖心亭), 소영주(小瀛洲)), 5호(이호(里湖), 외호(外湖), 악호(岳湖), 서리호(西里湖), 소남호(小南湖))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항저우는 공원이 옥덩어리처럼 항저우성을 감싸고 있다. 그중 고산, 영봉, 초산의 3대 매화 감상지가 항저우의 겨울을 더욱 빛내준다. 특히 고산에는 빼어난 원림인 ‘서령인사(西泠印社)’가 있어 청산녹수에 진한 문화적 색채를 더한다. 태자만(太子灣)공원은 일년 내내 꽃이 피어 항저우 현지인의 휴식 공간이 됐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항저우 주변에 있는 천목산(天目山), 천도호(千島湖), 동명산(東明山)삼림공원을 가보자. 이곳은 주말 여행지로도 훌륭한 곳이다.
 

허팡가는 항저우의 역사와 문화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거리 중 하나다.[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서호 10경’ 등 명소들

항저우에는 전통의 ‘항저우 10경’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 ‘항저우 10경’과 최신 ‘서호 10경’도 매우 아름답다.

항저우를 방문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10대 명인 중 9명이 이곳에서 산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몇 걸음 걸으면 명인의 옛집이 나오고 다시 몇 걸음 걸으면 다른 집이 나온다. 명인들이 모두 항저우를 방문했거나 항저우에 살고부터 유명해졌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항저우는 뛰어난 인물을 배출하는 곳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영감을 주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옛 ‘항저우 10경’은 대부분 서호 주변에 있고 신 ‘항저우 10경’과 최신 ‘서호 10경’에는 서호 주변의 명소가 두루 포함됐다.

‘서호 10경’의 첫번째 명소로 ‘소제춘효(蘇堤春曉)’를 꼽을 수 있다. 북송의 문학가, 서예가이자 화가인 소동파(소식, AD 1037-1101)가 항저우에서 벼슬을 할 때 서호를 준설했다. 서호를 성내외 두 부분으로 나누고 제방 위에 소박하고 아름다운 다리 6개를 만들었다. 소제는 서호를 가로질러 가는 정취도 있고 제방 위에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의 녹나무 및 다양한 식물들이 늘어서 있어 일년 내내 푸르르다. 특히 봄이 되면 제방 위에 복숭아꽃이 만개해 생기가 넘치고 여기에 따뜻한 봄바람이 더해지면 마음이 확 트인다. 또한 북산(北山)로의 프랑스 오동나무, 좁은 골목과 옛 별장들, 영인사(靈隱寺) 주변의 붉은 단풍, ‘유랑문앵(柳浪聞莺)’ 주변의 은행나무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설암고거(雪岩故居)[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은밀한 곳을 찾고 싶다면 ‘양공제’ 일대의 모가부(毛家埠)와 오구담(烏龜潭)을 찾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숨겨진 서호를 볼 수 있다. 만두(饅頭)산 단지에는 산과 옛 주택, 철도가 있어 속세의 분위기를 풍긴다.
인문학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추수산장(秋水山莊, 30년대 중국 신문업계의 거두이자 상하이신보(申報) 사장 사량재(史量才)가 자신의 아내인 심추수(沈秋水)의 이름을 따서 지은 강남 정원식 건물), 19세기말 후이상(徽商) 출신의 전설적인 거상 호설암(胡雪岩)의 고택, 유명한 경극 예술가 개규천(蓋叫天, AD 1888-1971)의 옛집, 명나라 때의 대신으로 민족영웅인 우겸(于謙, AD 1398-1457)의 고가 등 수많은 위인들의 옛집을 돌아보면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많이 돌아다니고 싶지 않다면 서호변에 누워 선탠을 해도 좋고 ‘화항관어(花港觀魚)’를 둘러봐도 좋다.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단교에 가서 ‘평호추월(平湖秋月)’을 봐야 한다. 비가 와서 사람이 적은 날엔 유명한 소제를 가는 게 좋다. 그래야 소제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에 가면 어깨를 부딛치고 지나가는 인파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월에 방문한다면 ‘곡원풍하(曲院風荷)’에 가서 연꽃을 감상하고, 10월에 방문한다면 ‘호포몽천(虎跑夢泉)’에서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저녁에는 서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호의 ‘뮤직 분수’를 구경해 보자. 서호 3제에서 ‘소제’, ‘백제’는 늘 사람이 많지만 ‘양공제’는 서호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으므로 꼭 가봐야 한다.
 

용정문차(龍井問茶)[사진=항저우시 여유위원회 제공]


저장대학교의 지강(之江), 서계, 옥천(玉泉), 화가지(華家池) 같은 옛 교정도 아름답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면 한번 둘러보자. 예술적 분위기를 느껴보려면 남성교(南星橋) 기차역에 앉아 이제 얼마 안 남은 초록색 기차를 보는 것도 좋다.

항저우는 볼 것이 많기 때문에 한번에 다 즐길 필요가 없다. 아쉬움을 갖고 돌아가 다음에 다시 방문할 이유를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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