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S-VINA, 베트남 직원들의 주도로 회사 정상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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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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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S전선 베트남 사업장 현장을 가다(3)

LS전선 자회사인 베트남 LS-VINA 사업장에서 현지인 직원이 일하고 있다.[사진=LS전선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LS전선의 베트남 자회사인 LS-비나 케이블(이하 LS-VINA)와 호찌민시 근교에 소재한 (LSCV)의 직원 수는 각각 430여명, 240여명. 이 가운데 한국인 직원은 각각 3명과 5명 뿐이다. LS-VINA는 2013년부터 공장장도 현지인으로 바꿨다.

생산 뿐만 아니라 제품설계, 영업, 인사, 구매, 회계 등 거의 모든 업무를 베트남 직원들이 처리한다. 응희엠둑밍 씨는 영업부장을 지내다 200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합작 파트너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던 회사의 2인자 자리를 내부 직원 중에서 발탁하자 전 직원들이 놀라는 한편,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갖게 되었다. 또한 생산팀장인 부홍꽝 씨는 1996년 공장 설립 때 작업자로 입사해 작업반장을 지내다 발탁된 케이스다.

두 공장을 방문했을 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의 모습은 한국의 본사 사무실의 모습과 똑 같았다. 업무의 집중도와 눈빛, 바쁘게 뛰어다니는 모습 등, 더운나라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은 여기선 통하지 않았다. 이직이 잦은 베트남에서 평균 근속연수가 9년에 이르고, 100명이 넘는 대졸 사무직이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LS그룹의 노력 뿐만은 아니었다. 회사를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살려낸 베트남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LS-비나가 사업 초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때, 이에 앞장선 사람들은 다름아닌 바로 베트남 직원들이었다고 한다. 부사장이었던 파트너사인 베트남 휴막 사장과 그의 친인척들의 전횡에 젊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고발 등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 덕분에 그를 해고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베트남 합작법인이 현지 파트너사의 최고위 임원, 그것도 정부와 연관된 인사를 몰아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LS-VINA는 베트남 직원들의 노력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노사관계도 보다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LS-VINA는 부사장 부정사건을 계기로 강력한 리더십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분 구조를 재편,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립했다. 파트너사가 현물 출자했던 공장을 반납하고 임대로 전환하는 동시에 현수식 연속 압출시스템(CCV)라인과 기계설비를 현물 출자해 지분율을 81%로 끌어 올렸다. 증자와 정관 변경을 통해 마침내 LS-VINA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동시에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업무들도 추진됐다. 2004년 기존 자재창고를 확장, 개조해 순도 99.9%의 전기동(Electrolytic Copper Cathode)을 용광로에 녹여 전선의 도체로 사용할 동봉(Cu-Rod) 설비를 설치, 2005년부터 상용판매를 개시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Cu-Rod를 자체 생산하면서 t당 169 달러의 원가절감이 가능해졌다. Cu-Rod동의 준공은 저고압(LV)과 중고압(MV) 케이블의 원가경쟁력을 한층 높여 이후 LS-VINA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과 10%대의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토대가 되었다.

또한 ISO9001과 KS인증으로 제품 인지도가 향상되었으며 그 결과, 기존에 입찰 자격요건이 되지 않거나 수주가 힘들었던 동남아 수출 시장의 활로가 열리게 되었다. 베트남 내수도 연 7%에 이르는 경제성장에 따라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고객의 니즈(Needs) 또한 MV와 HV, 특수 가공선 등으로 다양화 됐다.

회사가 바뀌자 실적부터 달라졌다. 경영진의 부패 근절과 LS-VINA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의 결과, 2001년 첫 흑자를 기록했다. 2003년 누적적자를 해소했으며, 2004년에는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다. 매출은 2001년 2300만 달러에서 2005년 5400만 달러로 급속히 늘어났다. 회사는 지속적인 내실 성장을 지속해 나갔다.

LS-VINA는 이와 같은 안정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대규모 신규 투자를 계획했다. 베트남 최고의 전선회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 최고의 전선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였다. 이후 전력제품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을 바탕으로 종합 전선 회사로의 도약은 점차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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