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권선택 대전시장 사건 파기 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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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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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럼활동 통한 사전선거운동 무죄, 불법정치자금 수수는 추가 심리

▲ 권선택 대전시장[사진=모석봉 기자]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6일 오후 2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사기관 설치 및 사전 선거운동을 해 선거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선 "선거법상 금지되는 선거운동에 관해선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은 우선 선거법 위반 여부와 관련, 권 시장이 가입해 활동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이 선거운동기구 유사기관에 해당하지 않으며, 권 시장의 포럼 활동도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럼과 관련해 계획한 내용이나 실제로 한 주요 활동들은 선거일에서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뤄진 일이고, 명시적으로 대전시장 선거에서 권 시장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포럼의 설립과 활동을 통해 피고인의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거나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포럼을 설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공직후보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평소 정치적 지지기반을 형성·확대·강화하는 행위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더구나 정치신인 등에 대해 선거에서 격차 해소, 출발선을 동일하게 하는 등의 실질적 기회균등을 보장해 주려면 정치인이 평소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행위는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정치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권 등 헌법상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게 될 위험마저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포럼 회원 67명에게서 회비 명목으로 약 1억6000만 원을 모금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부분과 관련해선 이 가운데 어느 부분이 정치활동에 해당해 불법 정치자금 기부행위가 성립하는지 아닌지를 더 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포럼이 선거운동기구 유사기관에 해당하고 포럼의 각종 활동들이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전제에서 그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비명목으로 받은 것은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포럼의 설립 및 각종 활동들이 유사기관 설치나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 판단에는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포럼 설립과 활동이 유사기관 설치나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치활동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 더 심리한 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2012년 10월 측근들과 공모해 사실상 선거운동 조직인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을 만들어 '전통시장 방문'이나 '지역기업 탐방' 등의 활동을 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포럼 자체가 불법단체인 만큼 포럼 회원들이 모은 회비 1억5963만원을 모두 불법 정치자금으로 보고 권 시장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1, 2심은 "권 시장이 설립한 단체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유사기관에 해당하고, 각종 행사들도 모두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파기 환송으로 2심은 포럼 회원들이 모은 회비도 모두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라 그 가운데 정치활동에 해당하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가려내는 등 추가 심리가 필요해졌다. 권 시장은 2심에서 재판을 다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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